장승은 일제가 왜곡한 것, 벅수라 불러야

2019.03.10 23:33:58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031]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누가 감히 ‘벅수’(法首)를 ‘장승’(長栍)이라고 부르는가? 우리가 살고 있는 마을을 지켜주고 있는 수호신 역할의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을 장승이라고 부르는 것은 바보 같은 짓거리다. 벅수를 보고 장승이라 하는 것은 일제강점기 때의 찌꺼기다.” 이는 20여 년 동안 장승과 벅수를 연구해온 황준구 선생이 외치는 말입니다. 황 선생에 따르면 '댱승'(쟝승)은 '길'을 가는 '나그네'와 '벼슬아치'들에게, 빠르고 안전한 '길'을 안내하기 위하여 만들어 세운 단순한 기능의 ‘푯말’(이정표)로 ‘우편제도’가 도입된 뒤인 1895년 기존 ‘역참제도’가 기능을 다하고 폐지되어, 임무가 끝나 우리 땅에서 사라졌다고 합니다.

 

 

그러면 벅수는 무엇일까요? 조선시대 때 만들어 세운 얼굴이 험악하고 무서운 모습을 하고 있는데 '중국땅'에서 생겨, 떼를 지어 몰려오는 무서운 '역병'과 '잡귀'들을 막아내기 위하여, '역병'과 '잡귀'들의 고향땅 중국을 다스리고 있는, 무섭고 힘센 '왕'이나 ‘장수’의 모습을, '벅수'로 표현하여, 거꾸로 이용했다고 합니다. 다만, 조선시대에 세워진 벅수는 한 쌍으로 세우지는 않았습니다. 따라서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으로 글씨를 새긴 것은 음양오행의 잘못된 해석이라고 하지요.

황준구 선생은 “일제강점기 때 문화적으로 열등의식을 느끼고 있었던 일제가 간사한 '민속학자'들을 시켜 조선땅의 수호신 '벅수'에 이미 없어진 '장승'의 본질과 기능을 조작하여, 억지로 덧입히도록 했다. 그뿐만 아니라 '벅수'를 미신으로 깎아내려, '장승'이라고 부르고 쓰도록 왜곡하고 변질시켰다.”고 강조합니다. 지금은 벅수를 벅수라 부를 수 없는 일제강점기가 아닙니다. 따라서 우리가 장승으로 불러온 잘못을 바로잡고 장승이 아닌 벅수라 불러야 할 때입니다.

 

김영조 기자 pine99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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