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음악 심포지엄>이 열리는 날은 “한국의 날”

2021.03.01 22:22:07

[서한범 교수의 우리음악 이야기 513]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2002년부터 시작하게 된 《Korean Music Symposium》에 관한 소개를 하였다. 이 행사를 공동주최한 전통음악학회는 1999년 12월에 창립되었고, 실제적인 음악의 해석 능력이나 연주기법, 기능향상에 필요한 연구활동이 주목적이라는 이야기, 첫 사업은 <남북한 전통음악의 동질성 회복을 위한 대토론회>로 그 출발을 알렸다는 이야기를 했다.

 

또 김동석 교수와 공동으로 미국에서 합동 학술회의와 공연을 통한 행사를 구상하여, 2002년 1월, 제1회 <한국음악 심포지엄>을 열게 되었다는 이야기, 첫 행사에는 서한범, 윤명원, 이현주 등이 학술, 유지숙, 박복희, 오명석 등이 공연에 참여하였고, 제2회 대회는 서한범 외 4인의 학술발표와 문재숙, 홍종진, 송은주, 김민아 등 18명의 실연자가 참가하여 다양한 종목을 선보였다고 이야기하였다.

 

이번 주에는 그 이후에 진행되었던 <한국음악 심포지엄>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계속해 보기로 한다. 제3회 대회 때에 는 「수제천 장단의 특징」(서한범)을 비롯하여 조성보(공주대), 김동석(UCLA), 최종민(동국대), 이현주(경북대) 등 5인의 학술발표가 진행되었다.

 

 

특히 글쓴이가 발표한 <수제천(壽齊天)-이라는 음악은 불규칙 장단으로 진행되는 특징적 음악인데, 이렇게 박자가 일정치 않은 음악을 피리, 대금, 해금 등 여러 악기가 어떠한 방법으로 합주를 만들어나가는가 하는 점을 이야기 한 것이었다. 학생들의 반응은 대부분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표정이었다. 강연이 끝나고 학생들로부터 많은 질문을 받았던 기억이 새롭다. 그들은 한국음악의 특징 가운데 하나가 박자 이외에 호흡(숨)이나 교감(交感)이 있다는 점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일정치 않은 시간의 흐름을 공유한다는 사실을 이해한다는 자체가 어려울 것이다. 우리는 가끔 오랜 친구가 세세하게 신변의 일을 설명하지 않아도 그의 표정이나 기분 상태를 통해 그의 신변을 짐작하기도 한다. 또는 얼굴을 확인하지 않아도 상대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그의 기분상태를 가름할 수도 있다. 이처럼 서로 오랜 시간을 함께해 온 음악인들 사이에서도 일정치 않은 불규칙리듬을 적절히 맞추어 나가는 감각적 능력이 있게 마련이다. 굳이 세세하게 설명하지 않아도 이심전심(以心傳心)으로 통하는 세계가 있다는 점을 어떻게 이해시켜야 할 것인가? 당황하던 기억이 새롭다.

 

5인의 다양한 주제발표가 끝나고, 저녁 식사 뒤에는 UCLA Jan Popper 극장에서 국악공연이 이어졌다.

이때 참여했던 학술발표자와 공연 참가자들의 면면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 순서로 박문규 외 15명의 연주자가 평조회상을 연주하였고, 이어서 이창홍의 거문고 산조가 절찬을 받았다. 다음으로는 신운희, 변진심, 송규정, 황상영, 조영숙 등의 가곡, 가사, 시조창 등 정가가 소개되었고, 분위기를 바꾸어 임진옥(수원대)의 대금 독주와 김미나의 판소리 <춘향가>, 박수관ㆍ송은주가 불러주는 한국의 동부민요와 경기 민요창, 등이 발표되어 극장을 메운 청중들로부터 열띤 환호를 받았다.

 

제4회 대회는 2005년 1월 26일부터 시작되었다. 학술발표자와 공연자가 모두 37명이 참가하는 큰 대회로 자리잡아 가는 것이다. 자비(自費)를 들여 참여해 준 모든 참가자에게 감사할 뿐이다. 서한범, 홍주희, 이현주, 최종민 등은 학술발표, 그 외의 참가자들은 공연을 준비해 주었다.

 

 

특별히 제4회 대회는 UCLA Jan Popper 극장 외에, LA 예술박물관에 있는 Leo Bing 극장에서 UCLA 한국음악과를 돕기 위한 특별 공연도 준비되어 있었다. 제4회 대회의 특별공연 종목과 참석자들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 순서로 전통음악학회 회원들의 <취타(吹打)> 합주에 이어, 홍주희의 가야금독주 <침향무>, 신운희의 가곡, 이종미의 거문고산조, 이주연의 해금산조, 김민정의 <살풀이>, 송미란의 피리독주 <상령산>, 김미나의 판소리 <춘향가>, 정효숙 외 2인의 가야금 병창 <사랑가>, 김윤희의 대금 독주 <청성곡>, 백인영의 아쟁과 예랑 가야금 합주단(이민영, 조현강 차혜림, 김혜리, 박기연)이 함께 하는 앙상불 <환타지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박수관과 신현구, 최윤영, 전미경, 김선희 등이 불러준 <아리랑>을 비롯한 한국의 민요합창 등등이었다.

 

순서마다 객석의 재청이 이어졌다. 그 때문에 공연시간이 길어져 관계자들을 난처하게 만든 것도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있다. 특히 이날 공연의 백미(白眉)는 백인영의 아쟁 연주와 <예랑가야금 합주단>의 앙상불 <환타지아>였다. 처음에는 산조풍의 전통음악으로 시작하다가 중간에 가락이 유사한 부분에서 일반 대중이 잘 알고 있는 흘러간 노래로 자연스럽게 연결을 시킨 다음,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대중가요를 국악기로 맛깔나게 연주해 나가는 것이다. 백인영의 아쟁은 멈출 줄 모르고 흘러가며 객석의 갈채를 받는 것이다. 그의 그 가락들은 20여 년이 흘러도 그 여운이 가시지 않고 진하게 남아있을 정도로 기억에 새롭다.

 

참고로 제4회 대회에 참여한 얼굴들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suhilkwa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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