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정복을 꿈꾸는 요물, 고양이의 정체 밝힌다

2024.05.04 11:16:23

국립민속박물관 특별전 《요물, 우리를 홀린 고양이》 열어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국립민속박물관은 5월 3일(금)부터 8월 18일(일)까지 기획전시실 1에서 《요물, 우리를 홀린 고양이》 특별전을 연다. 이번 전시는 현대 민속의 관점에서 우리 삶 속 깊이 파고든 고양이를 재조명하며 인간과 고양이의 공존을 이야기한다.

 

 

□ 귀엽고 요망한 매력으로 인간을 홀린 고양이 총망라

옛사람들이 고양이에 대해 남긴 기록을 보면 쥐를 잡지 않고 오히려 고기를 훔쳐 먹는 고양이에 대한 질책도 있지만(이규보,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 비단 방석을 깔고 앉아 재롱을 피우던 고양이가 죽자, 이를 묻어주며 슬퍼하는 모습(성현, 《허백당집(虛白堂集)》)도 눈에 띈다.

 

또한 조선시대에는 고양이가 장수(長壽)를 상징하기에 이를 기원하며 고양이 그림을 그렸는데, 특히 고양이를 생동감 있게 묘사하여 ‘변고양이’라는 별명을 가졌던 변상벽의 고양이 그림도 전시된다. 이 밖에도 고양이가 ‘시체를 타 넘으면 시체가 벌떡 일어난다’라거나, ‘고양이에게 나쁜 짓을 하면 복수를 한다’ 등 고양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담긴 옛이야기와 고양이 귀신이 복수하는 내용을 담은 영화 《살인마》(1965)도 소개된다.

 

 

 

□ “고양이는 고장 난 시한폭탄”

집 나간 고양이를 찾아주는 고양이 탐정은 “고양이는 고장 난 시한폭탄처럼 언제 집을 뛰쳐나갈지 모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이번 전시에는 ‘집사’들이 반려동물인 고양이와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집사 생활툰(웹툰), 인터뷰, SNS를 통한 사진 공모 등을 통해 담아냈다. 잃어버린 고양이를 찾아주는 고양이 탐정, 고양이 잡지 발행인, 고양이 전문 출판사 대표의 대담을 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다.

 

고양이를 반려하는 사람들이 스스로 지칭하는 말인 ‘집사’는 고양이가 개와는 달리 오히려 주인처럼 행세하는 특성을 반영한 말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 수는 552만으로, 네 가구 가운데 한 가구는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다. 그 반려동물 가운데 고양이는 27.1%로 개에 이어 두 번째를 차지한다.

 

 

또한 전시장에서는 국립민속박물관 공식 SNS 계정을 통해 공모한 ‘우리 고양이 자랑대회’에 참여한 전국 집사들의 반려묘 사진과 영상도 볼 수 있다. ‘나만 고양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거대 고양이와 함께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사진마당도 마련되어 있다. 또한 ‘고양이 언어능력시험’과 같은 체험 콘텐츠를 통해 고양이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도 있다.

 

□ 모두 늙어서 죽었으면 좋겠다, 고양이

전시의 마지막은 고양이가 모두에게 환영받는 것은 아니며 길고양이와 캣맘을 둘러싼 부정적 인식과 사회적 문제 및 진정한 공존은 무엇일까를 고민하는 장으로 구성했다. 사진작가 김하연이 길고양이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제작한 광고 ‘모두 늙어서 죽었으면 좋겠다’라는 고양이들의 평균 수명이 15년인데 견줘 길고양이의 평균 수명은 2~3년밖에 되지 않는 현실을 지적한다. 또한 정재은 감독의 《고양이들의 아파트》는 둔촌주공아파트가 철거되면서 남겨진 고양이들을 이주시키는 활동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영화로, 도시 생태계에서 인간과 동등한 동반자인 고양이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한영 기자 pine99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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