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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바다의 삼별초 뱃길 탐험

예부터 탐라는 동북아의 등대였다

[삼별초는 오키나와(유구) 왕국의 탄생 주역들] 2

[한국문화신문=채바다 삼별초뱃길탐험대장]  1952m에 달하는 한라산을 망망한 바다에서 목격하는 것은 항해자에게 희망봉을 보는 것이나 다름없다. 고대 항해자들은 이러한 크고 작은 지형지물을 목격하면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게 된다. 따라서 항해자에게 목표물이 시인거리에 들어오는 것은 커다란 행운이다. 목표물은 항해자들에게 자신들의 위치 확인은 물론 항로 결정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런데 한반도를 중심으로 일본과 중국으로 왕래하는 선박들은 한라산을 중요한 항로 결정에 목표물로 삼았다. 이러한 항해는 연안 항해에서 먼 바다로 진출하는 대양 항해 시대로 연결 되고 있다 

 

   
▲ "고려의 호국투혼 700년 뱃길탐험 <삼별초(삼별초)>"라고 쓰인 펼침막을 건 삼별초뱃길탐험선

한반도에서 세계로 뻗어 가려면 제주도는 항로상에서 중요한 길목이며 교두보가 되고 있다. 중국의 산동성강소성절강성과 대마도, 고토열도로 이어지는 고대 항로가 일찍부터 활발한 왕래가 있었던 것은 한라산이 차지하고 있는 지정학적인 요소 때문이다.

제주도는 삼국지<위지 동이전>주호는 마한 서쪽바다 한가운데 있다. 사람들은 키가 작고 언어는 한국어와 같지 않다. (중간 줄임) 옷은 위만 입고 아래는 없어 알몸과 다름없다. 배를 타고 왕래하며 한국과 중국에 와서 물건을 사고판다. 한반도와 다른 문화와 풍습을 가졌고 생김새도 달랐다.”라고 나온다.  

한반도와 제주도 사이에 발달한 구로시오(黑潮海流)는 계절풍을 이용하면 손쉽게 일본에 도달할 수 있다. 고대 항해에서 일본과 빈번한 교역과 왕래는 북서 계절풍의 큰 역할이라 하겠다. 시베리아에서 날아오는 철새들의 남쪽 나라 이동은 대부분 북서풍이 그 중심에 있다. 범선항해는 철새들의 이동과 비슷한 현상으로 이루어진다. 바람을 거슬러 이동하는 무리는 거의 없다.  

바람의 방향은 자연의 이동에 절대적이다. 동물들의 왕성한 서식 활동도 대부분 계절에 따라 이동하는 것은 계절풍 현상에서 찾게 된다. 크고 작은 바람은 생태계 이동에 절대적인 권력자와 다름이 없다. 우리나라도 태풍의 영향에서 볼 수 있듯이 피해 갈수 없는 자연의 법칙이다. 

 

   
▲ 삼별초뱃길탐험선이 진도 금갑포구에 들어가고 있다. 맨뒤에 앉은 이가 필자

   
▲ 진도 금갑포구에 삼별초뱃길탐험선이 들어가자 진도군청이 큰펼침막을 들고 북춤 단원들과 함께 환영나왔다.

인도 아유타국 허황옥 공주와 김수로왕과 만나는 신화의 뱃길도 제주의 항로상에서 만나게 된다. 진시황제의 서복이 불로초를 캐러 서귀포로 남진한 항해도 바로 이러한 항로와 계절풍을 이용한 것이다. 그 희망봉 역할이 한라산이 돼주고 있다. 

아랍 상인들은 신라와 교역로를 열어 나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범선항해시대 사람들은 몇 달 동안 바람을 기다렸다 다음 항해지로 출발 하였다. 이처럼 제주는 다양한 사람들과 문화를 만날 수 있는 항로상에 있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제주는 독립적이면서도 다양한 문화들을 만나는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제주의 다문화 시대는 일찍부터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문화이동은 해상을 통하여 물자와 사람들이 이동하였기 때문에 새로운 문화의 도래와 접촉 그리고 융합하는 기회가 집단적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외부 문화와 만나는 중요한 항로상에 있기 때문이다.  

가파도의 고인돌들도 거대한 해양세력이 만들어 논 유산이다. 몇 해 전에 장흥에서 세계 고인돌 학술대회에 참석할 기회가 있었다. 이들 석학들과 함께 가파도를 답사할 기회가 있었다. 아쉽게도 모슬포항에서 풍랑으로 발이 묶였다. 훗날 회원들을 안내했는데 가파도에 고인돌이 집단을 보고 모두가 놀라는 것이다. 가파도 고인돌은 제주의 해양역사와 문화 세력들을 추적하는데 중요한 키워드가 되고 있다. 

 

   
▲ 재주 애월읍에 있는 "항몽순의비"

유럽을 정복한 몽골 제국의 일본 공략에는 고려의 해양력에 의존하지 않고서는 정벌 시나리오는 성립될 수 없다. 몽골의 명운이 달려 있는 대형 프로젝트이다. 고려의 강력한 해양력과 손을 잡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몽골의 자존심은 고려에 달려 있는데 삼별초는 정말 신경이 쓰이는 집단이다. 일본 정벌에 앞서서 삼별초의 제압 없이는 일본 정벌 계획은 공염불에 불과했다. 따라서 일본을 정벌하려면 삼별초를 끌어안아야 했다.  

제주에 까지 진출하여 완강하게 저항하는 삼별초는 눈에 가시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이처럼 양국가의 운명의 걸린 전쟁 프로젝트에서 제주도는 중요한 세기의 격돌장이 되고 있다. 몽골제국의 일본 침략에 중요한 교두보로 바뀐 제주도는 아시아 등대로서의 기능과 제국의 세계를 정복하려는 두 가지 문제들을 안고 있다. 세기의 전쟁터 제주, 이곳 제주민의 갈등과 고초를 피해 갈수 없는 관문은 이제 변방에서 세계 중심으로 떠오를 때가 도래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