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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사람은 자연에게, 자연은 사람에게

갤러리일호, <김유준전> 오는 9월 16일부터

[한국문화신문=이나미 기자]  서울 종로구 갤러리일호에서는 오는 9월 16일부터 25일까지 “사람은 자연에게 자연은 사람에게”란 주제로 <김유준전>이 열린다. 현재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겸임교수로 있는 김유준 작가의 전시에 서성록 평론가는 다음과 같이 얘기한다.  

“산허리에 걸린 푸른 소나무와 저편에서 불어오는 청량한 바람, 귀뚜라미 소리, 어렴풋한 달빛을 보면 영락없이 고즈넉한 행복함에 빠져들고 만다. 이렇듯 작가는 고향의 기억에 사로잡혀 있을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도 고향은 예술적 영감의 원천으로 소중하게 자리잡고 있다.  

백제의 우수한 산경문전(山景紋甎)에 심취해 있던 그가 어느 때보다 자연의 실재감을 화폭에 전이하려는 부분은 주목할만하다. 선경(仙境)의 세계에서 현실로 귀환하여 풍경을 새로운 시각으로 포착하려는 태도를 감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빨강, 파랑, 초록, 노랑, 흰색이 그림에 활력소 구실을 할뿐만 아니라 명랑한 표정을 유도해내고 있다. 순도 높은 색이 자주 사용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생명의 발아와 성장을 상징하는 녹색, 환희의 분홍, 농염한 노랑, 순결한 파랑색이 화면에 진동한다. 어떤 상상속의 공간을 옮긴 것이 아니라 실제의 체험에 작가의 녹진녹진한 정서마저 함께 실려 있어 친밀감을 더해준다.  

 

   
 
예민한 평면에 대한 감각은 추상회화로 기초를 다진 그의 화력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그에게 있어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곧 평면조건을 잘 파악하는 것이며, 따라서 바탕처리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조형의 필수요건임을 확인시켜준다. 

그의 회화는 단순한 평면에 대한 인식을 넘어 더 넓은 세계로 다가간다. 사실 그가 그림을 통해 말하려는 것은 상생의 가치관, 즉 인간과 자연이 더불어 살아가는 가치관이다. 

김유준이 내세우는 상생관은 각종 개발로 인한 환경오염과 생태교란으로 인류의 터전인 지구가 위협받고 있는 시점에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판단된다. 인간과 자연의 상생 문제는 단순히 그림의 차원에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그의 작품은 자연을 위하는 훈훈한 심정을 넘어 자연없이는 인간도 없다는 절박한 의식을 담고 있다.  

그의 작품은 독특한 바탕의 질감위에서 태어나는데 바탕의 정지작업이 작품을 판가름하는 관건이 된다. 암반으로 둘러싸인 연산(連山)과 단운(端雲)이 흐르는 하늘 가릴 것없이 이미지와 지지체가 잘 어우러져 호응하고 있다. 두툼하고 질박한 바탕은 규사와 금강사를 고루 섞어 바탕에 밀착시키고 그 위에 채색을 가하는 프로세스를 밟아 조성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