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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국신민임을 자랑스러워한 이광수와 최남선문학상 취소,환영한다

[우리문화신문= 이윤옥 기자]


만세불러 그대를 보내는 이날

임금님의 군사로 떠나가는 길

우리나라 일본을 지키랍시는

황송합신 뜻 받들어 가는 지원병

....

총후 봉공 뒷일은 우리 차지니

갈데마다 충성과 용기 있어라

갈지어다 개선날 다시 만나서

둘러둘러 일장기 불러라 만세 - 이광수 ‘지원병 장행가’ <삼천리>-


위는 변절자 춘원 이광수가 일본을 ‘우리나라’라고 추켜세운 시의 일부다. 그런가 하면, 최남선은 “대동아 전쟁의 세기적 성업에 이바지하게 됨은 실로 남자로서 태어난 보람이 있는 감격이며 청년 학도들은 두 어깨에 짊어진 특별한 의무와 책임을 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대동아 전장에 특별지원병으로서 용맹한 출전을 하여 일본국민으로서 충성과 조선 남아의 의기를 바로하여 부여된 영광의 이 기회에 분발 용약하여 한 사람도 빠짐없이 출전해야 할 것이다. 라고 했다. - 1943년 11월 20일 <매일신보> ‘학도여 성전에 나서라’ 가운데 일부 -


최근 이 두 사람의 문학성이 위대하다고 하여 한국문인협회가 문학상을 제정한다고 발표 한바 있다. 바로 지난달 26일 열린 이사회에서 육당문학상과 춘원문학상 제정안을 가결하고 내년부터 우수 작품활동을 한 문인에게 시상하기로 했던 것이다.


이들은 “내년이 한국 현대소설의 효시로 꼽히는 춘원의 ‘무정’이 발표된 지 100년이 되는 해”라며 “육당과 춘원의 친일 행적은 냉정하게 비판해야겠지만 그렇다고 작품까지 사장시키는 것은 한국 문학 전체의 손실”이라고 상 제정 취지를 밝힌바 있다.


그러나 “친일행위는 나쁘지만 작품까지 사장시킨다?” 라고 주장하는 한국문인협회의 이 말을 틀린 말이다. 이광수와 최남선을 비롯한 숱한 문인들의 작품이 분서갱유라도 되어 모두 불구덩이에 던져지기라도 했단 말인가? 분서갱유는커녕 이들 친일문학인들의 작품은 여전히 호화양장본으로 포장되어 전국의 도서관과 서점에 깔려있지 않는가!


친일을 했든 나라를 팔아먹었든 ‘문학성만 높으면 그만’이라는 의식을 그대로 드러낸 한국문인협회의 이번 문학상 제정 발표에 대해 문단 안팎에서 강한 비판의 소리가 일었다. 이광수와 최남선을 ‘친일인명사전’에 등재한 민족문제연구소를 비롯하여 민주언론시민연합, 사월혁명회 등 시민단체와 문단 안팎의 양심있는 시민들의 거센 반발에 한국문인협회는 어제(8일) 백기를 들었다.




그러나 이번 사태가 친일문학인의 친일행각에 대한 깊은 반성의 마음 없이 ‘문학성’만을 고집한 행동에서 비롯된 것인 만큼 앞으로 재발 되지않는다는 보장은 없다고 본다. 이광수와 최남선의 문학성을 책을 통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것 까지 막을 수는 없겠지만 구태여 문학상까지 제정하려는 것은 겨레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일이라는 것을 문학인들을 이번 사태를 계기로 반성하는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


 우리나라 일본, 우리는 일본 국민이라며 영혼을 판 이광수, 최남선이지만 무덤 속에서는 "문학상 만은 제발 그만두라'고 할지 모를 일이다. 상이란 영광스럽지 못하면 악취 풍기는 쓰레기라는 것을 명심했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