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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 풍경

달마대사가 다루마가 되어 일본 설밑을 장식하다

일본 군마현 다카사키의 연말연시 풍경

[우리문화신문= 일본 군마 다카사키 이윤옥 기자]  "저는 도쿄에 사는데 다카사키(高崎)에 일을 보러왔다가 유명한 다카사키다루마(高崎だるま, 달마인형)를 하나 사려고 들렸습니다. 해마다 하나 사서 집안에 두었다가 연말에 신사(神社)에 가져갑니다. 올해는 건강을 기원하고 싶어 초록색 다루마를 샀습니다. 다루마는 원래 눈이 없는 상태로 파는데요. 사다가 바로 왼쪽 눈을 칠하고요. 연말에 나머지 눈을 칠한 뒤 신사에 갖다 주고 태우게 합니다."




도쿄에서 왔다는 다나카유지(田中祐二, 60살) 씨는 다루마 상점 안을 기웃거리는 기자에게 초록색 다루마를 손에 쥔 채 친절히 다루마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JR다카사키역 상점가에 진열된 다루마인형은 빨강, 파랑, 노랑 등 다양한 색으로 한껏 새해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일본 전국에서 팔리는 다루마 인형의 80%를 이곳 군마현 다카사키에서 만드는데 일본말 다루마(だるま)는 중국 선종(禅宗)의 개조로 알려진 인도 승려 달마대사(達磨大師)에서 나온 말로 한국에서는 달마(達磨)라고 부르지만 일본에서 만들어 파는 인형은 다루마라고 부른다.


달마대사는 9년간 면벽을 하고 좌선(坐禪)을 하느라 팔다리가 썩어 문드러졌기에 일본의 다루마는 얼굴 모습만 만들게 되었다고 전해지며 보통 다루마의 색을 붉게 하느 것은 벽사(辟邪)의 의미로 잡귀를 물리치고자 하는데서 유래했지만 지금은 상술이 가해져 붉은색 말고도 황금을 뜻하는 노랑색, 입신출세를 뜻하는 푸른색, 건강을 지켜주는 초록색, 흑자경영을 듯하는 검은색, 축복을 뜻하는 흰색 등 무려 12가지 색의 다루마가 등장했다.




2016 병신년의 한해가 조용히 저물어가는 가운데 이곳 다카사키역 상점가에는 새해 맞이용 과자 등 다양한 선물들이 수북이 쌓여 명절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일본은 양력설을 쇠는 관계로 가게 앞에는 "귀성선물"이라고 써놓고 손님을 맞이하는 곳도 눈에 띄었다. 또한 설밑에만 구경할 수 있는 상점가의 카도마츠(門松)도 일본에서만 볼 수 있는 풍습이다.


그런가 하면 우체국 직원들은 복권처럼 경품번호가 찍힌 연하 엽서를 팔기위해 늦은 시각까지 상점가 앞에서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다. 또한 식당가에는 도시코시소바(그믐에 먹는 해넘이 국수)를 판다는 전단을 붙여 놓고 손님을 기다리는 등 이곳 군마현 다카사키의 연말 분위기는 차분하지만 활기찬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