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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겨레의 스승 세종대왕을 기리는 날

[편집국에서] 스승의 날 이전에 세종대왕 태어나신 날임을 기억해야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편집인]  오늘은 스승의 날이다. 1965년 청소년 적십자 중앙학생협의회(RCY)가 세종대왕이 태어나신 날인 515일을 '스승의 날'로 정한 이후에 모두가 따라하는 것이다. 한글을 만들어주신 세종대왕이야말로 우리의 영원한 스승이라는 뜻이지 않을까? 그런데 이날이 스승의 날임은 누구나 알지만 우리 겨레의 가장 위대한 스승 세종대왕이 태어나신 날인지는 잘 모른다.


 

세종실록총서에 보면 태조 6년 정축 4월 임진에 한양 준수방(俊秀坊) 잠저(潛邸)에서 탄생하였다.”라고 나온다. 세종대왕의 이름은 "()이고, 시호는 장헌(莊憲)으로 서기로는 1397515일 태종과 원경왕후(元敬王后) 민씨(閔氏)의 셋째 아들로 태어났다.

 

그럼 태어난 곳 준수방은 지금의 어디일까? 준수방은 현재 종로구 통인동, 옥인동 일대로 경복궁 서쪽문인 영추문길 맞은편 의통방 뒤를 흐르는 개천 건너편인데, 청운동을 흘러내리는 한줄기 맑은 물과 옥인동으로 내려오는 인왕산 골짜기의 깨끗한 물줄기가 합쳐지는 곳이다.

 

현재는 경복궁 전철역에서 북쪽으로 200m쯤 가면 길가에 초라하게 준수방터라는 표지석 하나만이 달랑 있다. 별로 행적이 없는 사람들도 생가 하나쯤 복원해두는 세상인데 우리 겨레의 위대한 스승이신 세종대왕의 생가 복원이 안 되고 있는 것은 매우 부끄러운 일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세종대왕 탄신 숭모제전은 봉행된다. 그러나 그 봉행 장소가 경기도 여주 세종대왕릉(英陵)이다. 세종대왕릉이란 죽은 세종대왕이 잠들어 계신 무덤임이 아니던가? 그런데 생일잔치를 무덤에서 하다니 기가 막힐 따름이다. 태어난 곳을 전혀 모른다면 어쩔 수 없을지 모르지만 세종이 서울 경복궁 옆 준수방에서 태어났음은 만천하가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도 생일잔치를 무덤에서 하는 이 어이없는 일은 언제나 멈출 것인가?



10여 년 전 세종생가터 복원을 위해 뛰어다니던 시절 우리는 서울시 문화과 담당공무원들과 만난 적이 있었다. 그 때 세종생가터 복원을 강력히 주장하던 우리에게 그들은 세종이 태어나신 사가 곧 잠저가 정확하게 어딘지 찍을 수 없다는 것과 세종 잠저 모양을 정확히 알 수가 없어서 생가터 복원은 어렵다고 하여 논쟁을 벌인 적이 있다.


당시 이방원의 사가 곧 세종의 잠저는 99간 큰집이었다는 기록이 있다. 더구나 집 안에 큰 연못이 있었다는 기록을 보면 현재 준수방 표지석이 세워진 그 뒤쪽 곧 체부동 시장부터 청운효자동주민센터 건너편 쪽 어디를 찍어도 잠저라고 볼 수 있다는 게 많은 사람들의 한결 같은 이야기다. 그런데도 세종이 태어나신 방의 위치 타령이나 하고 있을 것인가?

 

게다가 건축물대장이나 사진설계도조감도 따위가 없어 생가터 복원을 할 수 없다면 세종기념관이라도 지어야만 할 텐데 이렇게 외면하는 공무원들은 세종의 탄생지 따위는 모르겠다.”는 발상을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율곡 선생은, 스승을 쳐다볼 때 목 위에서 봐서는 안 되고, 선생 앞에서는 개를 꾸짖어서도 안 되며, 웃는 일이 있더라도 이빨을 드러내서는 안 되고, 스승과 겸상할 때는 7푼만 먹고 배부르게 먹지 말아야 한다고 하였다. 또 성균관 학칙에는, 길에서 스승을 만나거든 두 손을 머리 위로 쳐들고 길 왼쪽에 서서 있어야 하고, 말을 타고 가다가 스승을 뵈면 몸을 엎드려 얼굴을 가리고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였다.

 

스승은 바로 우리가 그렇게 모셔야할 분이다. 그런데도 오늘 스승의 날, 한글 곧 훈민정음을 비롯하여 자랑스러운 문화유산들을 남겨주신 세종대왕 큰 스승을 진정 우리는 그렇게 스승으로 대접하고 있는지, 제대로 된 생일잔치를 해드리고 있는지 반성해봐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