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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동북지방 최대의 네부타마츠리 현장에 가다

인산인해 아오모리, 대형 네부타 22대 출정

[우리문화신문=아오모리 이윤옥 기자] 동북최대의 마츠리로 꼽히는 아오모리 네부타마츠리 현장은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 어제(6) 저녁 7시부터 2시간 동안 아오모리 시내에서 열린 네부타 행렬은 이번 축제의 절정이었다. 네부타마츠리는 지난 1일의 전야제를 시작으로 7일까지 열리는데 어제 행렬이 가장 큰 규모로 대형 네부타 22대가 출정했다.

    

 



이번 네부타마츠리에는 한국의 인천관동갤러리(관장 도다 이쿠코)를 중심으로 한 회원 20여명이 참석했는데 아오모리 쪽에서는 아오모리 코리아 넷(대표 스미 도시유키)’이 중심이 되어 공항까지 마중 나오는 등 열과 성을 다해 아오모리 네부타 축제를 보러온 한국 회원들을 대접했다.

 

해마다 전야제를 포함한 81일부터 7일까지 7일 동안 아오모리 시내에서 열리는 네부타 마츠리는 센다이(仙台)의 칠석마츠리, 아키타(秋田)의 칸토(竿灯) 마츠리와 함께 일본 동북 지방의 3대 마츠리로 꼽힌다. 특히 아오모리의 네부타마츠리는 7일 동안 관광객 수가 무려 300만 명이 몰려들 정도로 인기가 있어 호텔은 물론이고 몇 달 전부터 비행기표를 예약할 수 없을 정도이다 아오모리 네부타마츠리는 1980년에 국가중요무형민속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일본 동북지방의 최대 규모의 마츠리다.

    

 


아오모리의 네부타마츠리 특징은 한밤중에 형형색색의 대형 등롱(燈籠) 인형이 거리를 행진하기 때문에 교토의 기온마츠리 등과 달리 화려함이 극치를 더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기온마츠리는 7월 중순 땡볕에서 4시간씩 진행되는 데 견주어 아오모리 네부타마츠리는 밤에 하는 데다가 동북지방이라 8월이지만 선선하여 관람하기에는 더 없이 좋은 날씨다.

 

거기에다가 네부타마츠리는 관광객들도 하네토(마츠리에 함께 참가하여 춤을 추는 사람들) 가 되어 마츠리에 직접 참가할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다. 22대의 네부타가 지나갈 때마다 북소리에 맞춰 하네토들이 추는 모습은 마츠리하는 사람 따로 있고, 구경하는 사람 따로 있는 여타 마츠리에 견주어 매우 독특하다. 기자도 하네토의상 차림으로 직접 마츠리에 참가해보았다.

    

 









네부타마츠리에 등장하는 네부타(등롱인형을 말하는데 이는 대나무나 철사로 뼈대를 만들고 그 위에 색색의 일본종이를 붙여 전기로 불을 밝힌다)의 모습을 바라다보고 있노라면 일본의 무사시대가 떠오른다.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긴 칼을 손에 들고 바로 찌를 듯한 부리부리한 눈을 한 무사 모습이 유난히 많기 때문이다. 그 밖에도 네부타는 기괴한 도깨비모습, 꿈틀대는 용의 모습 , 중국의 수호전에 나오는 인물, 일본의 가부키에 나오는 인물, 또는 고대 신화에 나오는 것 등 소재는 참으로 다양하다.

 

네부타마츠리는 등롱인형을 2미터 높이 수레에 실어 행진을 하는데 인형의 크기는 9미터, 깊이 7미터, 높이 5미터로 정해져있다. 형형색색의 모양도 모양이지만 크기에서 느끼는 웅장함과 현란한 색이 주는 강렬한 인상 그리고 피리와 북소리에 맞춰 마츠리 참가자들의 뜨거운 열기까지 합치면 마츠리는 절정에 이른다.

    

 네부타 마츠리의 유래는 헤이안시대(792-1192)의 무사인 사카노우에노다무라마로(坂上田村麻呂)장군이 에조(蝦夷) 정벌을 위해 시작했다는 설과 국문학자 이케다(池田彌三郎)씨가 일본고사물어(日本故事物語)책에서 네부타를 잠의 악마(睡魔)로 보아 이를 쫓는다는 뜻에서 시작되었다는 설 등이 있다.

    

 


한여름 밤을 후끈 달군 어제 밤 아오모리 네부타마츠리는 마츠리 주최측과 시민들(하네토)이 혼연일체가 되어 즐긴 한판 놀이 같았다. 일본은 마츠리의 나라라고 할 만큼 전국 곳곳에서 마츠리를 하지만 동북지방의 아오모리 네부타마츠리는 또 다른 맛을 주고 있다.

 

이번 한일교류를 담당한 아오모리 코리아 넷2003년에 설립되어 한국어 공부, 영화 감상, 한국요리 배우기 등 현지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는 민간단체로 축제에 참가한 한국인들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돕고 있다. 오늘은 네부타마츠리 마지막 날로 네부타의 해상 운행과 화려한 밤 불꽃놀이가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