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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신고리 5, 6호기의 핵분열 계산

신고리 5, 6호기와 공론화위 결정에 대한 참담한 의견

[우리문화신문=이준택 교수]  


 

지난 20일 고리원전 공론화위는 신고리 5, 6호기 공사 재개결정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건국대학교 이과대학장, 고등물리연구소장, 기초과학연구소장을 지내고 현재 정년퇴임 후 건국대 물리학과 초빙교수를 하고 있는 이준택 교수가 특별기고를 보내왔다. 이 원고는 원자력 발전 문제에 대한 쉽고 명쾌한 논리를 담고 있다.(편집자말)



지난 20일 발표된 바 고리원전 공론화위 결정과 관련하여 시민참여단은 핵발전 정책에 대해서는 53.2%원전 축소의견을 냈다. ‘원전 유지의견은 35.5%, ‘원전 확대의견은 9.7%에 머물렀다. ‘원전 축소의견은 국민 2만여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39.2%였으나, 같은 의견 분포로 출발한 시민참여단의 마지막 4차 조사에서는 53.2%로 높아졌다. 핵발전에 대해 알고 숙고해가는 동안 탈원전을 지지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그러나 공론화위 결정은 신소리 5, 6호기 건설의 계속이다. 이에 대해서 비유를 적절하게 잘 하는 지인은 다음과 같은 글을 내게 보냈다.

고리원전 공론화위 발표문 요약: "살은 빼는 게 맞다. 탄수화물 섭취량 줄이겠다. 그런데 짓고 있던 오늘 아침밥은 그냥 먹었으면 좋겠다." - 탈원전은 하는 것으로 하고, 기왕에 시작한 것이니 신고리 5, 6호기는 계속 짓는 것이 좋겠다. 과연 이것이 올바른 판단이었을까?

 

 

미국이나 중국에 견주면 우리나라는 원전 1기 정도가 적절

 

IAEA(국제원자력기구) 통계에 의하면 전세계적으로 많은 핵발전소(원전)를 보유하고 있는 국가는 미국 99, 중국 38, 러시아 35, 한국 24이다.(물론 여기서 우리가 잘 아는 일본은 제외하였다.) 이렇게 보면 실감이 나지 않는다. 그래서 그 국가의 국토면적 미국 983km2, 중국 960km2, 러시아 1700km2, 한국 10km2와 핵발전소 수를 비교한다면 우리나라는 0.2~1.01기가 적절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기존의 24기에 추가로 신고리 5, 6호기를? 이미 원전 8기가 가동(고리1호기 정지) 또는 건설 중인 지역에, 새로이 신고리 5, 6호기가 들어설 경우 그곳은 세계 최대 원전 밀집지역이 된다. 특히 기장에서 반경 30킬로미터 내에 부산과 울산 등 인구밀집 지역이 포함돼 있고, 380만 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 지역주민들의 의견수렴과 안전성 검사 등이 제대로 이루어진 것인지, 인구밀집지역 제한규정도 자의적으로 새로운 기준을 만드는 등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허가를 받았는지 의심이 간다.

 

정당한 절차를 거쳐서 허가가 난 것이었는지 의문이 가는 것임에도, 마치 땅투기 꾼들이 알 박기 하듯 무언가 쫓기듯이 먼저 공사를 시작해 놓고서 현재 투입된 경비와 매몰비용 때문에 중단은 할 수 없고 공사를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당시 공사 일시 중단에 대해서 찬핵 세력들의 반격이 극심했다. 원자력, 기계공학 등 원자력 관련 교수들은 탈핵이 원전보다 위험하다며 협박성 발언에 가까운 주장을 연일 쏟아냈고 특정 언론들은 이들의 주장을 사실 확인 없이 그대로 내보내며 확성기 노릇을 했었다.

 

지금까지 15천억 원이 들어갔고, 6년 전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와 함께 높아진 안전 요구조건과 물가 상승율 등을 감안하면, 완성하는 데 족히 10조원은 들어가게 될 것이다. 15% 투자된 공사비가 아까워서 85%(85천억원)을 더 써야 완성이 된다. 이런 엉터리 셈법이 있는가?

 


 

독일, 10조 원 들인 핵발전소 포기

 

그렇다면, 98% 이상 완성된 핵발전소 건설을 중단한 대만은 어떤가? 이보다 더 극단적인 경우가 독일이다. 10여년 넘게 걸려서, 1985년에 100% 완공시킨 후 가동 한번 하지 않은 채 포기한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Nordrhein-Westfalen)주 칼카르(Kalkar)시의 핵발전소인 나트륨 냉각 고속로 SNR-300(*)”은 건설비용만도 70억 마르크(한화 약 10조 원 정도)가 들었으며, 냉각탑의 높이 93m로 당시 독일에서 제일 비싼 핵발전소였음은 물론 완공된 이 핵발전소를 해체 비용에도 75백만 유로를 들인 바 있다. 참고로 현재 이 핵발전소 지역은 놀이동산(Kalkar Wunderland)으로 관광에 한 몫을 하고 있다고 한다.

 

몇 해 전에 한 교수는 원자력에너지가 특히 좋은 이유 중의 하나로 연료의 양이 다른 에너지에 비교할 수없이 적다고 했다. 한 사람이 1 KW 출력 곧, 평생(100)을 살아가는 데 우라늄 40g으로 에너지가 해결이 된다는 것이다. 40g 골프 공 한 개 정도에 해당하는 질량이니 괜찮아 보인다. 정말 그럴까?

 

여기서 더 구체적인 계산을 해보자. 한 사람이 100년에 우라늄 40g이면, 1년에 우라늄 0.4g을 핵분열 시키면 되는 것이지만, 빠진 부분이 있다. 한 사람이 아니고 오천만 명이면 0.4g에 오천만을 곱해서 2kg(20)의 우라늄이 필요한 것인데, 문제는 핵에너지(원전)의 효율을 고려하면 20톤이 아니고 연간 60톤의 우라늄을 핵분열(**) 시켜야 한다.

 

그 이유는 매초 1,000메가줄(1,000MJ 혹은 1GJ)의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면, 동시에 원자로를 식히는 냉각수는 2GJ의 에너지로 끓여서 바닷물로 배출해야만 한다. 다시 말해서 매초 1GJ의 전기에너지를 얻는 데, 2GJ은 온 배수의 형태로 바다물의 온도를 높이는 데 쓰인다. 매초 3GJ의 에너지를 생산하면(출력 3GW) 그 가운데서 고작 1GJ만 전기(출력 1.GW)가 되는 것이다. 열효율 30%대.

 

신고리 5, 6호기의 출력(전력)1.4GW x 2 ~ 2.8GW이다. 실제 핵분열에 의해서 만들어 내는 에너지는 2.8GW x 3 ~ 8.4GW가 된다. 그리고 이 정도의 출력을 위해서 연간 핵분열 시키는 우라늄의 양은 2,800kg이나 된다. 그런데 히로시마원폭(***)에서 핵분열 되었던 우라늄의 양은 1kg이 채 안 된다. 신고리 5, 6호기가 연간 히로시마원폭 2,800발분 이상의 우라늄을 핵분열 시켜야 한다는 얘기다.

 

그리고 그 엄청난 양의 우라늄이 380만 명의 주민이 사는 곳 가까운 데서 핵분열 할 때 생성되는 피할 수 없는 방사능을 과연 시민참여단은 알고 찬성했을까? 기가 막힐 뿐이다.

 

:

* SNR-300(Schneller Natriumgekühlter Reaktor의 독어약칭)은 제4세대의 핵발전소로 나트리움- 냉각고속로(Sodium-cooled Fast Reactor, 영어약칭 SFR)이다.

 

** 100% 핵에너지로 전기를 사용한다면 1년에 우라늄 60(60,000kg)을 핵분열 시켜야 하는 것이고 이는 히로시마원폭 60,000발분에 해당한다.

 

*** 히로시마 원폭 TNT 13kton의 폭발력, 5.43 x 1013J(1kg의 우라늄 핵분열에너지 8.5 x 1013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