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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교수의 환경이야기

지구 온난화, 인천공항과 포항제철을 위협할까?

이상훈 교수의 환경이야기 12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지구가 더워지고 있다는 증거는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겨울이 예전처럼 춥지 않으며, 한강은 좀처럼 얼지 않는다. 스키장에는 눈이 내리지 않아서 인공눈을 만드는 날자가 많아졌다. 사과 재배 단지는 남쪽인 대구지방에서 점점 북상하여 경기도 파주, 강원도 평창 등이 새로운 사과단지로 떠오르고 있다. 식목일을 앞당겨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으며 한반도가 이제 온대에서 아열대로 변하고 있다는 말까지 들린다.

 

지구의 평균 온도는 산업혁명이 일어날 당시인 18세기에 15도 정도로 추정된다. 산업 혁명 이후 200년이 지나는 동안 지구 온도는 1도가 증가하였다. 과학자들은 21세기가 끝나는 2100년에는 산헙혁명 시기보다 지구 온도가 2도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온도가 1도 오른다는 것은 대수롭지 않은 현상처럼 보인다. 그러나 한반도에도 얼음이 쌓여 있던 빙하기의 지구 온도가 평균 10도이었음을 고려한다면 지구 온도가 앞으로 100년 이내에 2도 오른다는 것은 엄청난 변화로서 재앙이 아닐 수 없다.

 

왜 지구가 더워지는가? 지구가 더워지는 현상을 과학자들은 온실 효과로 설명한다. 유리로 창문을 한 온실 안은 바깥보다 온도가 더 높게 유지 된다.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가시광선은 파장이 짧은 복사선으로서 유리를 통과한다. 그러나 더워진 흙에서 방출하는 복사선은 눈에 보이지 않는 적외선인데 파장이 길어서 유리를 통과하지 못한다.

 

그 결과 온실 안에는 열이 갇히게 되어 기온이 높아지는 것이다. 한낮에 양지쪽에 세워 놓은 자동차 내부의 온도가 높아지는 것도 차의 유리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으로서 온실 효과의 좋은 예이다.

 

사실 지구가 생물이 살기에 적합한 기온을 유지하는 것은 대기의 온실 효과 때문이다. 온실 효과는 대기의 기체가 약간씩 가지고 있는 특성인데, 이산화탄소와 메탄 가스, 그리고 프레온 가스 등은 중요한 온실 기체이다. 이러한 온실 기체는 마치 사람의 의복처럼 지구가 밤에는 빨리 식지 않도록 조절해 주는 보온 역할을 한다.

 

지구 온난화는 지구의 옷이 두꺼워져서 기온이 올라가는 현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 거시적으로 보면 지구는 현재 방하기로 향하는 과정에 있으며, 8,000년 후에는 빙하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설은 기상학자들 사이에서 일치된 견해라고 한다. 그러므로 자연 상태라면 기온은 점점 내려가야 하는데 현재는 그와 반대로 상승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의 원인으로 과학자들은 이산화탄소의 증가를 지목하고 있다. 남극의 빙하에 2,000미터 깊이의 구멍을 뚫어 16만 년 치의 얼음을 1미터마다 분석하고 기온과 이산화탄소의 변화를 조사해 본 결과 상관관계가 있었다. 즉 기온이 높은 시기에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많았다. 현재 지구 온난화의 주된 원인이 이산화탄소 때문이라는 것에는 대체로 이의가 없다.

 

이산화탄소는 종이나 나무가 탈 때 또는 석유나 석탄, 천연 가스 등을 태울 때에 발생하는 기체로서 산업이 발달하면서 증가하게 되었다. 이산화탄소는 심지어 사람이나 동물이 숨 쉴 때에도 발생하므로 생태계 내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 기체이다. 과거에 이산화탄소의 양은 식물의 광합성 작용에 의해 고정되었는데, 최근에는 삼림이 줄어들고 연료의 소비가 늘어나서 전체적으로는 점점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지구 온난화로 우려되는 가장 큰 영향은 얼음이 녹아서 해수면이 상승하는 현상이다. 현재 지구 표면의 10분의 1은 얼음으로 덮여 있다. 얼음의 약 90퍼센트는 남극과 북극, 그리고 그린랜드의 얼음을 이루며 나머지 10퍼센트가 높은 산의 빙하로 존재한다. 남극과 북극의 얼음은 이미 녹기 시작하였다. 남극의 얼음 대륙은 3,000제곱킬로미터나 줄어들었으며 알래스카의 빙산도 해마다 수 킬로미터씩 후퇴하고 있다. 이론상 세계의 얼음이 모두 녹는다면 해수면이 60미터 이상 높아질 수 있다.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최대 피해자는 섬나라와 항구도시국가들이다. 자마이카, 피지, 쿠바, 싱가포르 등 25개 국가들은 군소도서국가연합(AOSIS)을 구성해, 선진국들에게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한 더욱 적극적인 대책을 수립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인도양의 몰디브공화국은 1,176개의 낮은 산호섬으로 이루어졌는데, 평균 고도가 해발 2미터라고 하니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해수면이 1미터 높아졌을 때 물에 잠기는 면적은 전 세계 육지의 3퍼센트에 불과하지만 이러한 침수 지역은 전체 경작지 면적의 약 1/3을 차지하므로 세계의 식량 생산이 위협받게 된다. 또한 이러한 침수 지역은 현재 10억 인구의 생활 터전이다. 뉴욕, 런던, 상해, 동경, 부산 등 세계의 대도시는 대부분 항구도시이다.

 

막대한 돈을 들여 만든 인천공항이 쓸모없게 될지도 모른다. 포항제철 같은 임해 공업 단지가 피해를 입을 것이다. 해수면이 1미터 높아지면 1미터 높이의 둑을 쌓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바다로 흘러드는 하천과 하수도 때문에 둑을 쌓아 막을 수가 없다. 해수면이 1미터 높아지면 1미터 이하의 모든 땅이 물에 잠기므로 포기할 수밖에 없다.


 

지구 온난화는 지역마다 불균형하게 나타나며 이에 따라 온도 격차가 커지면서 태풍의 파괴력이 강해진다. 낙차가 큰 폭포의 물레방아가 힘이 센 것과 같은 원리이다. 지난 8월 미국 텍사스의 휴스톤 일대를 강타했던 태풍 하비는 기록상 가장 강력한 태풍이었다고 한다. 현대사에서 태풍을 겪은 일이 없는 영국도 최근 잇단 태풍의 피해를 입고 있다.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서 인류가 할 수 있는 일은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더 이상 늘리지 않거나 또는 줄이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석유, 석탄, 도시가스 등 화석 연료의 사용을 억제하는 일, 산업체와 가정에서 사용하는 열기관의 연소 효율을 높이는 일, 에너지를 절약하는 일 등이 지구 온난화 방지책이 될 것이다.

 

그러나 다른 지구 환경 문제와 마찬가지로 선진국과 후진국의 입장이 다르고, 이산화탄소 감축 방안이 국제적으로 강제력을 갖지 못하므로 성과를 거두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이다. 미국은 이산화탄소의 최대 배출국인데, 트럼프 대통령은 UN에서 2016114일에 통과시킨 파리기후변화협약의 인준을 거부하여 국제사회를 실망시켰다. “모든 인류는 우주선 지구호에 타고 있는 공동 운명체라는 숭고한 이념은 경제 발전이라는 실리 앞에 무력한 것이다.

 

기후 변화는 지구가 겪는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인류가 정착하여 농경 생활을 시작한 것은 불과 1만 년 전이다. 6,000년 전에는 지구가 지금보다 더욱 따뜻해서 얼음에 덮혀 있는 그린랜드는 문자 그대로 녹색의 섬이었다. 지구 온난화는 산업혁명 이후 200 , 기후 역사로 보면 너무도 짧은 기간 동안에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지구온난화의 문제는 생태계와 인간이 기후 변화에 적응할 시간적 여유가 너무 없다는 점이다. 지구온난화의 피해는 우리 세대보다는 아들이나 손자 세대에 더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다.

 

우리는 자손들에게 살기 좋은 지구를 물려주어야 할 것이다. 현 세대는 미래 세대에게 지구온난화라는 빚을 물려주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