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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약은 병에 담겨있지 않습니다

[정운복의 아침시평 21]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건강을 핑계 삼아 일요일마다 등산을 합니다.

산에 오르면 맑은 공기, 청정한 자연, 이름 모를 꽃들의 향연.....

계절감속에서 변화하는 자연의 모습을 목전에서 향유할 수 있습니다.

건강은 덤으로 주어지는 것이지요.

 

몸으로 느껴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철마다 다른 풍경을 보며 마음을 치유하는 것도 좋은 일입니다.

이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언제까지 등산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좋은 약은 병에 담겨있는 것이 아니라 자연에 존재하는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자연은 순리(順理)입니다.

봄부터 여름까지의 성장기간 동안 서두르지 않는 꾸준함 속에

가을의 열매가 익어갑니다.


 

그러니 때를 따라 살아야 합니다.

시간에 깃든 삶의 리듬을 살리는 것은 자연의 경이로움만큼 소중합니다.

자연은 하나하나 떨어져 있는 것 같아도 그 오묘한 조화를 보면

상생과 공생, 더불음과 나눔, 경쟁과 공존의 원리가 숨어 있습니다.

 

그러니 지부장무명지초 천불생무록지인입니다.

地不長無名之草 天不生無綠之人

 

땅은 이름 없는 풀을 기르지 않고

하늘은 할 일없는 사람을 내지 않는다는 말씀이지요.

 

우리가 배우고 느껴야할 모든 것들은 이미 자연에 있습니다.

저들만의 낮선 언어로 소통할지라도

시절에 대한 정직함과 순수함이 늘 존재하고

꺼지지 않는 영혼의 불꽃을 간직한 자연은 이미 스승입니다.

 

사람들은 도시에서 건강을 잃고 뒤늦게 자연을 찾아갑니다.

사람들은 도시에서 청춘을 잃고 노년이 되어 자연을 찾아갑니다.

사람들은 도시에서 순수를 잃고 상처 난 마음으로 자연을 찾아갑니다.


 

그래도 자연은 항상 그 자리에서 너그러움과 인자함을 잃지 않습니다.

넉넉함과 푸근함은 덤이지요.

좀 더 여유가 있을 때,

좀 더 건강할 때,

좀 더 젊었을 때 자연의 위대함과 함께 하는 것도 의미가 있습니다.

 

삶은 사람을 속일지 모르겠으나 자연은 속이지 않을뿐더러

있는 그대로 포장하지 않는 순수(純粹)를 보여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