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참 아름답습니다. 그 ‘꽃’이 붙은 말들은 거의 ‘좋고 아름다운 것’들입니다. 먼저 신혼부부가 혼인하여 처음 잠자리에 드는 ‘꽃잠’이 그렇습니다. 그보다 더 아름다운 잠도 없겠지요. 또 영화로운 처지나 환경을 ‘꽃그늘’이라 하고, 여자의 한창 젊은 나이를 ‘꽃나이’라고 하며, 즐겁고 재미나게 이야기 하는 것을 ‘이야기꽃’이 핀다고 합니다. 그밖에 사춘기에 솟아나는 기운은 ‘꽃기운’, 여러 가지 빛깔을 띤 아름다운 구름은 ‘꽃구름,’ 앞으로 고생길이 걷히고 환한 ‘꽃길’만 걸으라는 덕담까지 생겨났지요. 기왕이명 풍물굿에 등장하는 ‘무동(舞童)’이란 한자말은 토박이말 ‘꽃나비’라 하면 더 좋지 않을까요?
“꽃 앞에 가만히 서 있으면
나도 문득 한 송이 꽃이 된다.
늘어졌던 마음 한순간 스러지고
가슴 속이 꽃빛으로 환하다.
너도 나도 한 송이 꽃과 같은 것
사람의 영혼은 본디 꽃 같이 아름다운 것“
정연복 시인의 <꽃 앞에서> 시를 읽으면서 세상에 활짝핀 꽃들을 보면서 우리 모두 가슴 속이 환해졌으면 좋겠습니다.
* 늘어지다 : 기운이 풀려 몸을 가누지 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