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전주역사박물관에 가면 국가민속문화재 제115호 “이형 부인 동래정씨 의복 (李泂 夫人 東萊鄭氏 衣服)”이 있습니다. 이 옷의 주인 동래정씨는 전주이씨 고림군(高林君)의 손자인 증(贈) 좌찬성(左贊成) 이형의 부인으로 정경부인이었으며, 조선 선조 때 죽었습니다. 1941년 경기도 시흥시 금불암 옆의 동래정씨(?∼1583) 무덤을 이장할 때 관속의 옷함에서 발견된 것들입니다.
유물은 명주솜누비장옷 1점, 명주솜누비치마 2점, 무명솜누비치마 1점, 바지 1점이지요. 이 가운데 명주솜누비장옷은 솜을 두어 2㎝ 간격으로 누빈 넉넉한 크기로 문화재로 지정했을 때 ‘명주납의직령포’로 불렀는데 장옷으로 고쳤습니다. 유물의 길이는 120㎝, 화장은 103㎝, 품은 70㎝입니다. 깃은 좌우 섶 안쪽으로 들여 달린 목판깃으로 깃 너비는 13㎝이고 4㎝ 좁은 너비의 동정이 달려있지요.
장옷은 조선시대 여자의 대표적인 포(袍)로서, 여자 아이부터 성인 여성들까지 널리 입은 의례복인 동시에 외출복입니다. 사철 입었으므로 모시 홑장옷에서부터 솜누비장옷, 솜장옷에 다량한 종류가 있습니다. 신윤복(申潤福: 1758∼?)의 풍속화에서 여성들이 외출할 때 머리 위에 장옷을 쓴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지요. 장옷과 함께 국가민속문화재 제115호로 지정된 이 옷들은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전의 유물들이지만 입은 때가 분명한 것은 물론 오랜 세월이 지났어도 상한 곳이 거의 없는 까닭에 전통옷 변천과정 연구에 귀중한 자료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