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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들이

[화보] 사람사는 세상을 이룩하고자 했던 노회찬

 

 

 

 

 

 

 

 

 

[우리문화신문=최우성 기자] 왕조에서 식민지로, 광복과 분단, 그리고 한국전쟁과 독재시대를 넘어오는 동안 한국의 정치발전을 되돌아보면 참으로 파란만장하다.

 

그 중에서도 근세 일제강점기 이후 한국전쟁으로 피폐 속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친일파와 재벌들을 중심으로 독재정치에서 4.19와 5.18을 거쳐 오늘날 민주화의 과정은 더욱 격동적이다. 광복이후 한민족이 남북으로 분할되면서 남한에는 국민이 선거권을 가진 민주국가가 들어섰다고 하지만, 진정 국민이 주인 대접을 받기까지는 많은 청년, 학생들의 희생과 험난한 투쟁의 과정이 있었다.

 

그 과정에 노동자도 사람답게 살 권리가 있다며 서민과 노동자들의 삶을 살피고자 기득권과 권력에 섞이지 않고, 힘없는 서민과 민주화를 위하여 자신의 젊음을 바친 이들이 있었다. 이들은 교과서의 이론만 따르지 않고, 직접 노동 현장에 뛰어들어 가난하고 못배워 법으로 보장된 자신들의 권리조차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공장에서 힘든생활을 하면서 현장에서 문제점을 찾고 이를 해결하고자 하였다.

 

이런 사람들이 모여서 노동조합을 만들어 산업현장에서 자신들의 권리를 찾고자 하였고 더 나아가 이들은 진보정당을 만들어 자신들의 주장을 법률적으로 정당하게 개선하고자 정치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그 과정은 험하기 이를데 없었다. 이들의 표현에 의하면, 수십년 동안 그야말로 '계란으로 바위치기였다'. 헌법에 보장된 노동자들의 근로기준법 준수를 요구하면, 순진한 노동자들을 선동하는 좌경분자로 몰리기도 하였고, 더 나아가 북에서 포섭한 간첩으로 몰리기도 하였다. 그러나 꾸준히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동안, 바위는 차츰 금이 갔고, 부분적으로나마 떨어져나가 법이 바뀌어 나갔다.

 

이 험한 길을 외면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기꺼이 앞장서 나갔던 결코 적지 않은 사람들이 오늘의 진보정당인 정의당을 이끌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오늘 영결식장의 주인공인 노회찬의원이 있었다. 서민 소수자 농민 노동자들을 대변하고, 살았던 노회찬 의원 이었지만 그 또한 현실 속에 한 인간이었기에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고뇌하다 현행법상 정당하지 않은 정치자금을 받아 작은 오점도 남겼다.

 

그는 그 오점을 부정하지 않고, 또 변명하지 않았다. 다만 악법이지만 법대로 살지 못했던 자신을 탓하며, 그 오점을 스스로의 잘못으로 안고, 자신의 과오를 세상에 용서를 구하며 하나뿐인 자신의 몸을 던졌다.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며 몸을 던진 그의 마지막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아쉬워하고 눈물흘린다. 지금 정치하는 그 어떤 사람인들 노회찬보다 더 깨끗하다고 자신할 사람이 있다는 말인가 하면서!

 

한번 태어난 사람은 누구나 언젠가는 떠날 수 밖에 없다. 세상을 떠나는 것은 아쉽기 그지 없지만, 정말 많은 사람들의 삶을 보살피던 의로운 사람이 떠나는 것은 아쉬움을 넘어 가슴 아픈 일이다. 이제 남은 사람들의 몫이 되어버린 서민 노동자, 농민을 위한 정치를 해야할 진보정치인들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 보인다. 이제 남은 사람들이 간 사람의 몫까지 더 짊어져야 할 때가 되었다.

 

역사는 곡절이 있을 때 마다 좌절과 극복을 통하여, 고비에서 좌절할 때는 큰 인물들을 잃기도 하였고, 또 좌절 속에 희생을 딛고 새로운 지도자를 배출하며 한걸음씩 전진해왔다. 

 

광복이후 한국 역사는 일시적 좌절과 지체는 있었지만 거시적으로는, 좌절과 지체가 진보를 위한 하나의 마디였다. 큰 대나무에 굵은 마디가 없으면, 작은 비바람에도 쉽게 쓰러진다. 대나무에 마디가 있어야 크게 자라나고 태풍이 불어도 쓰러지지 않듯, 이제 노회찬 의원의 죽음이 한국정치가 민주주의로 활짝 피어나는데 굵은 마디가 되어 보통사람들도 진보정치에 눈을 떠 한국의 민주정치가 크게 도약하는 기회가 되길 빌어본다.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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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성 기자

최우성 (건축사.문화재수리기술자. 한겨레건축사사무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