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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그리고 우리말

모퉁잇돌은 정초, 다되였다는 준공으로 바뀐 우리말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본월 이십칠일 오후 세시에 남문 밧게 새로 짓는 제중원 기초의 <모통이돌>을 놋켓사오니 오셔서 참예하심을 바라옵니다. 이 돌을 대미국공사 안련씨가 놓겠사옴”

 

이는 1902년 세브란스병원 정초식 초청장 내용이다. 여기서 ‘정초식 초청장’이라고 했는데 그것은 지금 (2018년 8월 현재) 연세세브란스병원 본관에 자리한 ‘알렌기념관’을 만든 사람들이 쓴 한자말 정초식(定礎式 )일뿐, 1902년 당시에는<모퉁이돌을 놓겠다>라고 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보면, 정초(定礎)의 뜻은 1. 사물의 기초를 잡아 정함 2. 기초 또는 주춧돌을 설치하는 일이라고 풀이해놓고 있으나 1902년에 쓰던 ‘모퉁이돌’은 소개하고 있지 않다.

 

 

 

또한 알렌기념관에는 세브란스병원 봉헌식 초청장도 전시하고 있는데 거기에는 “세부란씨병원, 다 되였삽기로 금월 양력 동지달 십륙일 오후 새로 네시에 낙셩연을 하겟사오니 오셔서 참례하시기를 바라니이다”라는 내용이 적혀있다.

 

요즈음 '완공'이라고 쓰는 한자말 대신에 “다 되었다”고 쓰고 있는 것이 독특하다. 이것은 1904년의 초청장 글이다. 건물을 지을 때 쓰던 ‘모퉁이돌’, ‘다되였다’ 와 같은 우리말을 요즘 사람들은 정초(定礎), 완공(完工), 준공(竣工) 같은 말로 바꿔쓰고 있다. 그렇게 쓰레기통으로 버려진 우리 토박이말이 얼마나 되는 걸까? 세브란스병원의 ‘알렌기념관’을 돌아보며 새삼 사라진 우리말을 돌아보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