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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유창 명창의 “배뱅이굿”, 관객들 열광하다

남산국악당의 “2018 서울무형문화축제” <풍류마당> 열려
한옥마을 천우각 광장 등에서도 무형문화 잔치 벌였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떠나간다 떠나간다 배뱅이 혼신이 떠나간다

에 ~ 헤 에헤 아미 타 ~ 어야 불이로다“

 

 

무대에서는 서울특별시무형문화재 제41호 <송서ㆍ율창> 예능보유자 유창 명창이 <배뱅이굿>을 부른다. 객석에서는 열광하는 추임새가 이곳저곳에서 쏟아져 나온다. 유창 명창이 송서ㆍ율창과 경기민요에만 명창인줄 알았던 관객들은 그의 입에서 서도소리 <배뱅이굿>을 소리하자 깜짝 놀라는 기색이 역력하다.

 

어제(10월 20일) 서울한옥마을 남산국악당에서는 “2018 서울무형문화축제” <풍류마당>이 진행됐다. 이 가운데 가장 관객들의 큰 호응을 받은 것은 역시 유창 명창과 그 제자들이 꾸민 <송서ㆍ율창> 공연이었다.

 

무대에 불이 들어오고 가장 먼저 등장한 것은 곱게 한복을 차려 입은 김선우 외 5명의 어린이들이었다. 이 어린이들은 앙증맞은 하지만 제법 힘찬 목소리로 “천자문”을 불러 객석을 흥분의 도가니로 만들어 놓았다. 저런 어린 아이들이 언제 저렇게 <송서ㆍ율창>을 배워 노래를 한단 말인가?

 

 

 

 

 

물론 <송서ㆍ율창> 공연의 정점은 유창 명창과 30여 명 많은 가객들이 나와 송서 “삼설기”를 부르는 대목이었다. 〈삼설기(三設記)〉는 묵계월 선생이 1983년 무렵 당시 서울과 경기 지방 부잣집 서당이나 사랑채를 중심으로 선비들에게 유행되던 송서의 일종인 〈삼설기〉를 그의 스승인 이문원 선생으로부터 배운 것으로 유창 명창으로 이어져 내려오는 것이다.

 

<송서(誦書)>는 음악적 예술성을 바탕으로 경전이나 산문을 외워서 노래하듯이 읽는 우리 선비문화의 대표적 음악유산으로 고품격의 멋스러움이 묻어나온다. 물론 송서는 혼자 부를 때도 그 소리에 관객들이 심취하지만, 이렇게 많은 가객이 소리를 맞춰 노래를 할 때의 맛이란 가히 일품이다.

 

이후 <송서ㆍ율창> 공연은 송규철 외 6명의 “죽서루”, 윤숙병 외 7명의 “촉석루”로 이어졌으며 그 뒤로는 이송미 외 5명의 “구 아리랑 등”, 원은영 외 3명의 “태평가 등” 민요가 불렸고, 정경옥ㆍ이기옥의 “한오백년”과 “강원도아리랑”에서 절정을 이뤘다. 유창 명창의 지도 덕인지 이들은 하나 같이 <송서ㆍ율창> 말고도 민요도 맛깔스럽게 부른다.

 

 

 

 

 

낮 3시부터 열린 “2018 서울무형문화축제” <풍류마당>은 제1부에서 서울시무형문화재 제46호 <살풀이춤>(보유자 이은주 외)과 역시 서울시무형문화재 제47호 <시조 석암제>(이영준 보유자 외) 공연이 있었고, 제2부에서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39호 <아쟁산조>(박종선 보유자 외)와 서울시무형문화재 제45호 <한량무>(조흥동ㆍ고선아 보유자 외) 그리고 <송서ㆍ율창> 공연이 이어졌는데 아쟁산조와 한량무 공연도 관객들의 큰 손뼉을 받았다.

 

이 공연을 본 이형숙(46, 교사, 동대문구 이문동) 씨는 “<송서ㆍ율창>이 멋스러운 장르인지는 익히 알았지만 유창 명창의 배뱅이굿에 또 다른 큰 매력을 느꼈고, 어린 가객들의 ”천자문“은 앞으로 <송서ㆍ율창>의 미래가 밝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것 같았다. 다만 이번 공연은 진행과 음향에 조금 문제가 있었고, 공연 도중 관객들이 수시로 드나들고 대화를 나누는 것을 막지 못해 관람 분위기가 많이 흐트러지게 한 것은 흠으로 남았다. 또한 공연에 따라 수준 편차가 있는 듯한 것은 숙제로 남을 듯 했다.”고 말했다.

 

19, 20일 이틀 동안 열린 “2018 서울무형문화축제”는 천우각 무대의 “풍류마당”, 한옥마을 안 전통가옥에서 열린 “솜씨마당”, 한옥마을 마당에서 열린 “솜씨마당”, 천우각 광장의 ‘잔치마당“, 한옥마을 입구의 ”서울무형문화마당“ 등이 어우러져 축제에 참여한 서울시민의 큰 잔치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