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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안동 임청각, 옛모습 되찾는다

일제강점기 이전 모습으로 복원ㆍ정비 계획 끝내
280억 들여 2019년부터 2025년까지 7년간 단계적으로 사업 추진
이상룡 선생 증손자 이항증 "석주 선생의 정신을 잊지 않는 오늘이 되길"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문화재청(청장 정재숙), 경상북도(도지사 이철우), 안동시(시장 권영세)는 ‘안동 임청각(安東 臨淸閣, 보물 제182호)’을 앞으로 7년(2019∼2025년) 동안 280억 원을 들여 일제강점기 이전의 모습으로 복원ㆍ정비하기 위한 종합계획을 최근 마무리했다.

 

안동 임청각은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낸 석주 이상룡(1858~1932년)의 가옥으로 항일독립투쟁 과정에서 독립운동자금 마련 등을 위해 집을 내놓기도 하는 등 애환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곳이자, 9명의 독립투사를 배출한 역사적인 장소이다.

 

 

 

문화재청은 현재 일제강점기에 중앙선 철로 개설(1941년)을 이유로 훼손되기 이전의 임청각과 그 주변을 옛 모습에 가깝게 복원ㆍ정비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1763년 문집 《허주유고》 속 그림인 ‘동호해람’, 1940년을 전후하여 촬영된 사진과 지적도 등 고증이 가능한 자료를 근거로 종합적인 복원ㆍ정비 계획을 마련하였다.

* ‘동호해람’: 석주 이상룡 선생의 조상인 고성 이씨 허주 이종악(1726~1773)이 발간한 문집 《허주유고》 속의 임청각과 그 주변 전경을 묘사한 그림

 

이번에 마련한 복원ㆍ정비계획은 지난해 11월 2일 임청각 종손과 문중대표, 지역 전문가, 문화재위원 등으로 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4차에 걸친 논의와 지난 8월 16일 열린 문화재위원회의(건축문화재분과)의 검토를 거쳐서 신중을 기했다.

 

 

문화재청은 종합계획에 따라 임청각 주변에 있었지만 없어진 임청각의 분가(출가한 자식들의 가옥) 3동을 35억 원을 들여 복원하고, 철도개설로 훼손된 주변지형과 수목, 나루터 등을 22억 원을 들여 옛 모습에 가깝게 복원할 것이다.

 

또한, 임청각 진입부에는 석주 이상룡 선생의 독립정신을 기리고 그 뜻을 널리 알릴 수 있도록 기념관을 건립(70억 원)하고, 주차장, 화장실, 관람로, 소방시설 등 관람ㆍ편의시설도 재정비(23억 원)할 계획이다. 이의 시행을 위한 토지매입(70억 원), 시ㆍ발굴(25억 원), 임청각 보수ㆍ복원(20억 원), 설계용역과 기타(15억 원) 등의 사업까지 합치면 모두 280억 원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복원ㆍ정비사업을 하려면 임청각 앞마당을 가로지르고 있는 중앙선 철로의 이전과 철거가 먼저 이뤄져야 하는데, 철로의 철거 이전은 2020년까지로 예정되어 있어 일단 그전까지는 복원ㆍ정비를 위한 기본설계, 실시설계와 주변 토지매입, 발굴조사 등 선행사업을, 철로 철거 이후인 2021∼2025년에는 훼손 건물 복원, 지형과 경관 복원, 편의시설 설치 등을 차례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 문화재청은 임청각 복원ㆍ정비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위해 문화재보호구역 확대 조정안을 이미 관보에 공고(‘18.10.8.)한 상태이며, 관계자와 지역민의 의견을 수렴한 후 올해 12월까지 고시를 마칠 예정이다. 내년에는 16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토지매입과 기본설계 등을 시행한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2017년 8월 15일 광복절 기념식과 올해 7월 3일 열린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회 출범식 등에서 일제강점기에 훼손된 임청각의 옛 모습 회복사업의 추진 필요성을 누차 강조한 바 있다.

 

이번 임청각 복원 계획 수립에 대해 석주 이상룡 선생의 증손자인 이항증 선생은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 주시고 목소리를 내주신 덕분에 이제야 임청각이 제대로 복원되게 되었습니다. 감개무량합니다. 석주 선생은 그때 독립운동을 위해 신주를 파묻고 떠났기에 가문으로부터도 어려움을 당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아들과 손자, 동생까지 독립운동을 위해 온 재산을 바쳐 만주로 떠났던 그 정신을 지금 시대에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라고 그 소감을 말했다.

 

또 《서간도에 들꽃 피다》를 8권까지 펴내며 여성독립운동을 조명하고 있는 이윤옥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장은 “임청각 최종 복원 결정 소식을 듣고 나니 십년 묵은 체증이 사라진 기분입니다. 임청각이야 말로 우리 겨레의 수난사를 그대로 대변하는 것이며, 친일 역사 잔재를 청산 못하고 있는 무능한 우리를 보는 것 같아 늘 가슴 아팠습니다. 그동안 민족의 아픔을 그대로 겪었던 임청각이 본래 모습을 되찾는 날 임청각의 주인이었던 선열들도 지하에서 기쁨의 눈물을 흘릴 것입니다. 임청각이 우리나라 독립운동의 산실이었음을 알리는 성지로 거듭 태어나길 기대합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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