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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승산이 있는가? 고작 12척의 함대로?

소설 이순신이 꿈꾸는 나라 3 위기의 장

[우리문화신문=유광남 작가]

 

“자네는 이 사람을 여러 번 놀라게 만드는구려.”

“송구하옵니다.”

“아니요. 그래서 우리 함대는 어디로 가야 하는 거요?”

정도령의 관옥 같은 얼굴에 그 특유의 신비로운 미소가 감돌았다. 하지만 목소리는 그 어느 때 보다도 장렬한 기류가 흘렀다.

“나고야!”

일본 본토의 나고야라는 말이 새어나오자 광해군은 두 눈을 부릅떴다. 몹시도 경악한 모양이 역력했다. 이순신 역시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의 굴곡진 눈매가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아!’

그들과 함께 있던 일당백 원사웅은 숨도 제대로 내쉬지 못하고 있었다. 장예지 역시 무척 놀란 얼굴을 하고 사태를 예의 주시할 따름이었다. 서아지 역시 마찬가지였다. 누구도 정도령이 이런 파격적인 전술을 내 놓으리라고 예측한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통제사는 짐작하고 있었소?”

광해군은 신중한 기색의 이순신에게 물었다.

“사실은 출정 전에 만약의 사태가 발생 될 경우, 우리 함대의 다음 전략에 대하여 비교적 소상한 설명을 정도령으로 들었나이다.”

“만약의 상황이란 것이 오늘 날의 긴급한 사태인가?”

“그러하옵니다. 일본의 기습전은 그 중에 하나이옵니다.”

광해군이 또 다시 탄식했다.

“정도령, 그대는 정녕 사람인가? 귀신인가?”

정도령은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마치 봄바람에 꽃잎이 살랑거리는 것처럼 부드러웠다.

“저하, 소생은 단지 선인일 따름이옵니다.”

“젊은 신선 말인가?”

“신선을 꿈꾸고 있는 선비로 이해해 주십시오. 천기를 조금 누설할 수 있는 재주를 지니고 있을 뿐 이옵고.”

 

 

광해군은 점점 더 정도령에게 몰입되어 가는 기분을 느꼈다. 그가 어떤 사람에게 이런 관심을 갖는 것은 용호장군 김덕룡 이외에 처음이었다. 물론 중간에 사야가 김충선이란 항왜에게 잠시 가슴이 설레었던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는 오로지 이순신에게 매료되어 있었다. 이번에는 정도령이 욕심났다. 이런 능력자와 함께라면 조선을 제대로 경영해 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몰론 그 역시도 지금 현재는 이순신의 사람으로 확인되고 있지만 그건 바뀔 수도 있을 것만 같았다.

“놀랍네. 그 재주라는 것.”

광해군의 진지한 태도를 바라보며 정도령은 비교적 단순하게 설명했다.

“명량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구루시마가 일본 본토의 함대를 이끌고 달려온 것은 그리 예측하지 못할 일도 아니옵고, 또한 놀랄 일도 아닙니다.”

“그런가?”

“구루시마가 일본의 태합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설득할 수 있는가? 없는가의 문제였습니다.”

광해군의 눈빛이 그 어느 때 보다도 반짝였다.

“나고야를 기습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임진년이 시작된 이래 계사, 갑오, 을미, 병신, 정유년에 이르기 까지 무려 6년간 조선은 일본의 분탕질에 고스란히 당하고만 있었습니다. 소생이 천기누설을 각오한 이상 더는 두 눈을 뜨고 봐줄 수가 없습니다.”

“우리에게 승산이 있는가? 고작 12척의 함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