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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이제 히데요시를 잡으러 가는 일만 남았군

소설 "이순신이 꿈꾸는 나라 3" 위기의 장

[우리문화신문=유광남 작가]  “세자저하, 이순신의 함대는 지난 6년 간 단 1 패도 해 본적이 없습니다. 이순신의 함대는 불패의 무적함대입니다. 이 함대가 일본의 300여 척이 넘는 함대를 궤멸시켰다는 것을 잊으셨습니까?”

“그런 통쾌한 승리를 어찌 잊었겠는가.”

“기습의 전제는 상대가 전혀 예측하지 못한 허를 찌르는데 있습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구루시마에게 병선을 내어주고 오로지 승전보를 기다리고만 있을 것입니다.”

광해군이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설마 조선군이 나고야, 본토를 습격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하고......”

“안심하고 있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에게 침략의 대가를 혹독하게 치르도록 할 것입니다. 그러나 단 한 가지 난제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광해군을 비롯한 이순신과 원사웅, 장예지, 서아지 등의 시선이 일제히 정도령에게 쏠렸다.

 

“난제가 있소?”

정도령은 고개를 끄덕이며 설명했다.

“사실, 일본의 기습은 천기를 누설하는 것입니다. 하늘의 뜻을 역행 할 때에는 필연적으로 대가를 치룰 수도 있습니다. 다만 그것이 염려 됩니다.”

광해군은 믿어지지 않는 모양이었다.

“천기를 거역하기 때문에 자칫 하늘의 노여움을 살 수도 있다는 것으로 들리는데 그러하오?”

“그것이 바로 두려움입니다.”

광해군은 미소를 흘렸다.

“우리가 하는 일이 정당하고 옳은 것인데 하늘이 반대할 리가 있겠소. 정도령의 훌륭한 계교를 그렇게 폄하할 필요는 없소이다. 통제사 영감!”

이순신이 고개를 숙였다.

“예, 저하......”

“우린 나고야로 반드시 가야하지 않겠소?”

 

 

이순신은 잠시 숨을 고르고 있었다. 일본 본토에 대한 공격은 진작부터 이순신의 피를 끓게 하고 있었던 일이었다. 본래는 부산을 통하여 적의 수송선을 확보하고 곽재우와 정기룡, 김충선과 같은 육전의 맹장들을 이끌고 바다를 건너리라 생각 했던 전술이었다. 단지 사태가 급박하여 수군 장수들을 이끌고 급습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이순신을 망설이게 만들었다.

“부디 윤허하여 주옵소서.”

정도령은 재빠르게 광해군에게 임금의 허락을 요청하였다. 이순신의 태도에 불안감을 느끼자 정도령이 허를 찌른 것이다.

“나는 세자일 뿐일세. 상감마마가 아니야.”

광해군이 한 발을 빼자 정도령이 재촉했다.

“하오면 승낙하지 않으시겠다는 말씀이옵니까?”

광해군은 손을 흔들었다.

“그건 아니지. 이런 훌륭한 전략을 포기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야.”

“그럼 세자 저하께서 인정하셨으니 통제사께옵서도 왕명이 하달되지는 않았으나 수락한 것으로 확정하고 전투에 임해야 할 것입니다.”

정도령은 이순신을 향하면서 의미 있는 웃음을 한 줄기 선사 했다. 이순신은 미적거릴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직감하며 어떤 동요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네.”

광해군 역시 주먹을 불끈 쥐었다.

“좋아, 이제 히데요시를 잡으러 가는 일만 남았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