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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 가을이 깊어가는 영월 사자산 법흥사(法興寺)

 

 

 

 

 

 

 

 

 

 

 

 

 

 

 

[우리문화신문=최우성 기자] 한국에는 많은 적멸보궁이 있다. 적멸보궁이란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성스러운 곳이라는 뜻으로, 요즈음에도 미얀마나 스리랑카에서 전수받은 사리를 모신 절들이 여럿 있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한국의 역사에서 큰 의미가 있는 절들을 손꼽아 5대 적멸보궁이라 부르는데, 이 5대 적멸보궁은 자장율사가 중국의 청량산에서 문수보살로 부터 받아온 석가모니의 진신사리를 모신 곳을 뜻 한다.

 

 5대 적멸보궁이란 오대산 상원사, 태백산 정암사, 영축산 통도사, 설악산 봉정암 그리고 이곳 사자산 법흥사이다. 법흥사는 진신사리를 모신 적멸보궁으로도 유명하지만, 신라말 전국의 명산에 선종을 열었던 구산선문의 사자산문의 중심도량으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사자산문의 중심이었던 법흥사는 신라말 진성여왕 5(891) 병화로 소실되었고, 고려 초에 중건하였으나, 또 다시 불이나 사자산문의 명맥은 있지만, 겨우 명맥만 이어오고 있었다.

 

그런 법흥사는 일제강점기인 1902년 비구니 대원각스님에 의하여 다시 중건되었다. 조선시대가 막을 내리고, 한민족은 고단한 일제강점기를 시작할 때였지만, 대원각스님은 부처님의 법을 지키고 전하기 위하여 일생을 바쳐 법흥사를 중건하는데 매진하였던 것이다.

 

현재 법흥사에는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보탑부도와 이곳에서 행적을 남긴 징효대사의 승탑과 탑비가 보물로 남아있다. 또 귀한 자료로는 종이가 없던 시절, 인도에서 영라수() 잎에 경전을 쓴 패엽경이 있다. 이 패엽경은 본래 금강산 마하연에 봉안되었던 것을 한국전쟁을 피하여 남으로 내려온 스님이 가지고 와, 법흥사에 봉안되었다고 한다.

 

가을이 깊어가는 10월 말, 게 물든 단풍나무와 노랗게 물든 떡갈나무 등을 돌아보면서 꽃보다 아름답다고 느꼈다. 이제 봄,여름을 힘차게 살아온 나무는 겨울의 휴식속으로 들어가기 위한 준비를 시작하였다. 봄의 새싹이 여름의 녹음을 지나 가을의 낙엽이 되어 떨어지면, 한동안 앙상한 가지만이 찬 바람에 나부낄 것이다.

 

하지만 겨울의 휴식을 지나면 또 다시 새봄에 어김없이 고운 새싹을 피워낼 것이니, 가지만 남은 겨울도 반갑게 맞이할 일이다. 그것이 생노병사를 면할 수 없는 인간의 삶과도 같은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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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성 기자

최우성 (건축사.문화재수리기술자. 한겨레건축사사무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