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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그리고 우리말

김성동의 《국수》는 우리말 보물창고

‘우리말로학문하기 모임’ 30차 말나눔잔치 열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우리의 불행은 우리다움을 버리고 외국 것을 목표로 삼은 것이라고 본다. 자기 나라에서 자기 것이 푸대접 받는 나라가 어디에 또 있을까? 대학원 진학시험에 국어가 없는 게 현실이다. 우리다운 학문을 해야 한다. 학문 갈래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우리 학문은 우리말과 우리글로 하자. 유학으로 배워 온 지식이나 이론은 우리말로 바꿔 정리하도록 하자. 그래야 우리다운 학문을 할 수 있다.”

 

지난 2017년 10월 25일 부산일보에 난 고영회(성창특허법률사무소 대표) 변리사의 “우리말로 학문하기와 노벨상”이란 제목의 칼럼이다. 그는 “올해에도 한국인 노벨상 수상자는 나오지 않았다. 안타깝지만 아직도 노벨상은 우리에게서 멀리 있다.”라면서 제 나라 말로 학문을 하지 않으니 노벨상을 받을 턱이 있느냐는 얘기다. 이런 주장처럼 우리말로 학문하기 위한 학자들 단체 ‘우리말로 학문하기’가 있다. ‘우리말로 학문하기’는 지난 2001년 철학ㆍ역사학ㆍ사회학ㆍ문학ㆍ종교ㆍ 문화 등 국내 학자 120여 명이 발기인으로 함께하여 발족한 단체다.

 

그 ‘우리말로 학문하기 모임’가 지난 12월 15일 낮 2시부터 숙명여대 과학관 607호에서 30차의 ‘말 나눔잔치’를 열었다. 이날 ‘말 나눔잔치’는 ‘우리말의 아름다움’이 주제로 “시조 운율에 대한 또 한 번의 살핌( 윤덕진, 전 연세대 국문과 교수)”와 “김성동 《국수》에 나타난 우리말의 아름다움(박용규,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 주제발표가 있었다.

 

 

먼저 “시조 운율에 대한 또 한 번의 살핌”에서 윤덕진 교수는 “시조는 소리 사이에 침묵으로 절묘한 리듬을 만들어 간다. 음수(자수)가 아니라 경계의 여백으로 멈추어선 들리지 않는 소리가 시조의 리듬을 만들어 간다. 다만, 의도적으로 만들어지지는 않고 일상어의 소박한 배열에 의하여 절로 만들어져야만 한다. 한국 사람이 무슨 일이든지 억지로 하지 않고 흥에 겨워 절로 이루어지는 것만을 용납함은 허술해 보여도 빠져나갈 것이 없는 절대적인 그물이다. 이 그물에 담긴 말이 곧 시조다.”라고 발표했다.

 

이어서 박용규 교수는 “김성동 《국수》에 나타난 우리말의 아름다움”에서 “전 6권의 김성동 《국수》를 완독하기 위해서 《국수사전 : 아름다운 조선말(김성동, 솔 출판사, 2018)》을 옆에 놓고 읽어야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성동 《국수》는 우리말 보물창고다. 김 작가가 아름다운 조선말을 찾아내서 복원하였다. 옛살라비(고향), 찔레꽃머리(모내기철), 꽃두레(처녀), 꽃두루(총각), 글지(작가), 안해(아내), 부라퀴 등과 같은 수많은 말을 제시하였다. 김성동은 ‘말을 되살리지 않고서는 민족문화가 올바르게 설 수 없고, 민족문화가 올바르게 서지 못하면 민족의 얼 또는 민족의 삶은 있을 수 없다.’라면서 우리말의 중요함을 일깨웠다. 정확한 지적이라 아니할 수 없다.‘라고 분석했다.

 

 

 

더불어서 “마포는 모르겠어요김성동의 《국수》는 봉건 잔재와 계급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었다. 현재의 양극화 문제와 인간 차별 문제 해결에 시사하는 바가 있을 것이다. 《국수》는 《임꺽정》, 《토지》, 《태백산맥》을 이은 역사소설로 자리매김을 하리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주제발표가 끝난 뒤 숙명여대 구연상 교수의 사회로 ‘말 함께 나누기’가 있었다. 특히 김성동의 《국수》가 우리말을 많이 써서 《국수사전 : 아름다운 조선말》을 옆에 놓고 읽어야 하는 문제에 대해 많은 말을 나누었다. 결국 소설을 읽는 데에 대한 부담은 있겠지만 소설이 그렇게 우리말을 지켜가야 한다는 데는 모두가 동의했다.

 

이날 ‘말 나눔 잔치’에는 김성동의 《국수》를 펴낸 솔출판사 임우기 대표가 참여해 《국수》 펴냄의 뒷얘기와 의미 등을 얘기해줘 그 의미를 더했다. 또한 ‘우리말로 학문하기 모임’ 처음에 회장으로 활동한 정현기 교수기 참여하여 ‘말 나눔 잔치’를 빛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