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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수염ㆍ송곳니ㆍ비늘의 용머리 붓꽂이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985]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중앙박물관에 가면 보물 제1932호 “청자 투각연당초무늬 붓꽂이”가 있습니다. 이 청자는 문방구 가운데 보기 드물게 붓을 꽂아 보관하는 붓꽂이(筆架)로 연적과 함께 글씨 쓸 때 꼭 필요한 도구입니다. 직사각형 몸체와 용머리 장식이 인상적인 이 작품은 상형과 투각(透刻)의 두 가지 기법이 어우러져 잘 표현되었으며 특히 푸른빛의 유색이 유달리 뛰어납니다.

 

 

몸체 양옆에 장식된 용머리는 갈퀴, 수염, 송곳니, 비늘까지 돋을새김(양각) 기법으로 정밀하게 묘사하여 위엄 있는 용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물론, 눈동자는 철화점을 찍어 생동감을 줍니다. 몸체의 윗면에는 가는 붓을 꽂을 수 있도록 세 개의 구멍이 나 있습니다. 각각의 구멍은 연판문(연꽃의 꽃잎을 펼쳐 놓은 모양을 도안화시켜 연속무늬를 구성한 것)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꽃잎 하나하나를 매우 정교하고 일정하게 가는 선으로 오목새김(음각)하여 많은 정성을 쏟아 빚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몸체 양 옆면은 화려한 연당초무늬가 세련되게 투각되어 있으며, 몸체를 받치고 있는 아랫부분은 소용돌이치는 파도를 묘사하였지요. 이렇게 붓꽂이는 작은 부분 하나하나까지 정성을 들여 빚은 작품입니다. 이러한 예는 희귀할 뿐만 아니라 뛰어난 조형성과 비색 유약 등으로 보아 고려청자를 대표하는 걸작 가운데 하나라는 평가를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