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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이 은밀히 이용하고 있는 비밀 승려들

소설 이순신이 꿈꾸는 나라 3 위기의 장

[우리문화신문=유광남 작가 기자]

 

선조는 지그시 눈을 감았다.

“그럼, 사신이 지금 서애대감의 자택에 구금되어 있다는 말이냐?”

“아직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주변을 탐문한 결과, 그 날, 야심한 시각에 여러 번의 비명이 영상의 저택에서 새어 나왔다는 것이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결정적인 것은......아마도 상감마마가 이미 알고 계시지 않사옵니까?”

강두명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조선 왕 선조를 주시하였다. 왕은 여전히 시치미를 떼고 있었다.

“무슨 소리인가?”

“소신에게는 설명해 주시옵소서. 상감마마께서 은밀히 이용하고 있는 비밀 승려들 말입니다.”

선조의 입가에 비릿한 조소가 머물렀다.

“그들을 찾아내었느냐? 대단하구나. 대견스럽구나.”

 

 

명나라 사신 실종 사건을 조사하기 위하여 김충선에게 혐의를 두고 추적하던 강두명은 연관이 있을 것으로 짐작되는 서애 유성룡의 저택을 돌아보던 중에 이상한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다. 그것은 수시로 승려들이 유성룡의 저택 주변을 왕래하며 감시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들 승려들은 두 명씩 교대로 짝을 지어서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강두명은 즉시 의금부 나졸들을 동원하여 그들을 포박하였다.

“너희들의 배후를 대어라!”

승려들에게 으름장을 놓자 그들 불사(佛舍)의 주지가 달려왔고, 이어서 한 사람의 이름이 튀어나왔다.

고명수.

바로 조선 왕 선조의 내시로 종 2품의 상선(尙膳) 신분. 강두명은 그 즉시 고내관을 방문 하였고, 그를 통하여 밀승(密僧)들이 선조의 내금위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밝혀낸 것이다.

 

“밀승들에게서 다른 어떤 내용을 알아낸 것은 없느냐?”

“그들은 고상선의 이름만 뱉어냈지 그 어떤 내용도 토설하지 않았습니다.”

“하기야, 그들은 과인의 명에 의해서만 행동하는 승려들이다. 그대 역시 그들 밀승들의 행적에 관하여 절대 함구해야 한다.”

“여부가 있겠나이까. 그리 하도록 하겠나이다.”

“영상의 행적이 괴이하여 밀승들을 동원해서 감찰하였다. 영상은 이순신을 조정에 천거하였으며, 항왜장수 김충선과도 은밀하게 사통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영상은 일전 명나라 사신 사헌이 등장하여 황제의 칙서를 개봉하는 자리에서 큰 결례를 범하고 말았다.”

“어떤 실수를 했습니까?”

“과인이 짐작하건데 그것은 실수가 아니었다.”

“방금 실수라 하시지 않았사옵니까?”

“고도의 계산된 행동이 아니었는가 싶다.”

선조는 서애 유성룡에 대한 의심을 하고 있었다.

“어떤 행동을 말함이옵니까?”

“그 날, 영상은 평소와 달랐다. 마치 일부러 명나라 사신과 충돌을 일으키고 스스로 장형을 당하고자 하는 사람과 같았다.”

지평 강두명은 선조의 지적이 이해되지 않았다.

“그럴 리가 있겠사옵니까? 영상이 왜 그런 행동을 했다고 생각 하시는 겁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