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 이윤옥 기자] 올해 3.1만세운동 100돌을 맞아 국가로부터 독립유공자로 서훈 받은 여성독립운동가는 75명으로 이는 독립유공자 서훈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1949년 포상이 시작된 이래 한꺼번에 75명의 여성이 서훈을 받은 예는 처음인지라 특히 그 의미가 깊다. 이로써 357명(2018.12.31.)의 서훈자였던 여성독립운동가는 모두 432명으로 늘어났다. (전체 서훈자 15,511명)

필자가 2017년 12월 31일 기준으로 <여성독립운동가 300인 사전>을 만들 때만 해도 여성서훈자는 정확히 299명이어서 300인을 맞추느라 비서훈자인 허은 지사(2018.8.15. 애족장)를 넣었던 것에 견주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올해 3.1절에 여성독립운동가로 서훈을 받은 분 가운데는 안혜순(중국방면, 건국포장), 장성심(중국방면, 건국포장), 민인숙(학생운동, 대통령표창), 윤마리아(학생운동, 대통령표창) , 양애심(국내항일, 대통령표창), 차은애(학생운동, 대통령표창) 등 모두 75명이다.

이번에 서훈을 받은 장성심 (張成心, 1906~1981)지사는 오랫동안 중국과 국내를 넘나들며 독립운동에 참여한 여성독립운동가다. 장성심 지사는 1906년 황해도 봉산 출신으로 1920년 4월 봉산에서 사립 왕성학교(往盛學校) 교사로 재직 중 여자청년회 활동으로 일본경찰에 잡혔다. 이후 1921년 중국 남경으로 건너가서 1924년 5월 흥사단(興士團)에 입단, 이듬해 상해에서 활동하다 귀국했다.

그 뒤 1932년 평안남도 평양에서 수양동우회 평양반우회 위원, 평양여자소비조합 준비위원으로 활동하다 1938년 10월 황해도 봉산에서 수양동우회 사건으로 다시 붙잡혀 고초를 겪었으며, 이후 중국 상해로 다시 건너가 1940년까지 흥사단 단원으로 활동을 계속했다.

이번에 정성심 지사의 포상은 《한민족독립운동사자료집』(국사편찬위원회), 《불령단관계잡건(不逞團關係雜件)』, <흥사단사건 검거에 관한 건>(일제 정보문서), <동아일보> 등에서 활동내용이 확인되어 이루어졌다. 여성으로서 20년 넘게, 국내와 중국을 넘나들며 조국독립을 위해 활동한 흔치 않은 사례다.

그러나 좀 더 여성독립운동가들의 공적에 박차를 가해 장성심 지사가 살아 계실 때, 서훈을 해드렸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에 안타깝기 그지없다. 사후 38년 만에 이뤄진 서훈 작업은 그 어떤 변명도 이해하기 힘들다.

특히 올해 3.1만세운동 100돌을 맞이하는 이 시점에서 볼 때 남성은 15,079명이 서훈자인데 견주어 여성은 장성심 지사를 포함하여 432명에 그치고 있다. 이것은 독립유공자 선정 작업을 해온 지난 1949년부터 70년간 줄기차게 남성 위주의 독립유공자 작업을 해왔음을 여실히 증명하는 일이다.

또 한 가지 문제는 여성독립운동가 선양 작업을 들고 싶다. 432명의 여성독립운동가 가운데 유관순 열사 외에 알려진 분들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올해 3.1절을 맞이해 유관순 영화는 만들어도 다른 여성독립운동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관심을 갖지 않고 있는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여성독립운동가를 기록하고 그분들을 세상에 알리는 작업을 해오고 있는 필자로서는 새로 시작된 100년에는 여성뿐 아니라 남성 역시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분들의 이름을 불러주는 출발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2019년 3월 1일 현재,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독립유공 포상자는 1949년 포상이 시작된 이래 건국훈장 10,965명, 건국포장 1,280명, 대통령표창 3,266명 등 모두 15,511명(여성 432명)이다.

한 가지 더 아쉬운 것은 국가보훈처가 발표한 3.1절 독립유공자 명단을 보면 남녀 성별 구별이 없어서 여성을 파악하기가 힘들다. 앞으로는 반드시 성별 구별을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