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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허종ㆍ허침 형제의 목숨을 건진 종침교 다리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058]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뒤편 종로구 내자동에는 종교교회가 있습니다. 처음 이 이름을 보았을 때 사람들은 “교회는 당연히 종교 건물인데 웬 ‘종교교회’일까?” 하며 고개를 갸우뚱 할지도 모릅니다. 사실 종교교회는 예전 그 앞에 “종침교(琮沈橋)”라는 다리가 있어서 붙은 이름이라고 하지요. 다리 “종침교”의 이름은 조선 성종 임금 때 재상인 허종(許琮, 1434년 ~ 1494년)과 동생인 허침(許沈, 1444년 ~ 1505년) 형제의 이름을 따서 붙인 것입니다.

 

 

성종은 조선 10대 임금인 연산군의 생모 윤씨의 폐위를 논의하기 위한 어전회의를 소집했지요. 이 때 두 형제는 어전회의에 가기 전 누님에게 가 그 사실을 말하고 어떻게 했으면 좋을지 물었습니다. 그러자 누님은 윤씨를 폐위한 뒤 연산군이 임금이 되면 화가 미칠 것이라며, 다리에서 낙마했다는 핑계를 대고 어전회의 참석하지 말라고 했지요.

 

결국 누님의 예상대로 연산군은 임금이 되었고, 연산군의 생모 윤씨 폐위를 위한 어전회의에 참석했던 대신들은 모두 화를 면치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 자리를 피했던 두 형제는 죽음을 모면했지요. 그래서 사람들은 형제가 낙마한 다리 이름을 “종침교(琮沈橋)”라 불렀고, 형의 이름만 붙여 “종교(琮橋)”라 부르기도 했다지요. 달리는 말도 아니었을 텐데 ‘낙마’라니 가당치도 않은 얘기지만 어쨌든 ‘종교교회’라는 이름에는 그런 역사가 깃들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