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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내일은 곡우, 잠자리도 함께 하지 않아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060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내일은 24절기의 여섯째 절기 곡우(穀雨)입니다. 곡우는 말 그대로 봄비[雨]가 내려 백곡[穀]을 기름지게 한다는 뜻이지요. 곡우 무렵에는 못자리할 준비로 볍씨를 담그는데 볍씨를 담근 가마니는 솔가지로 덮어둡니다. 그리고는 밖에 나가 부정한 일을 당했거나 부정한 것을 본 사람은 잡 앞에 와서 불을 놓아 악귀를 몰아낸 다음에 집안에 들어오고, 들어와서도 볍씨를 볼 수 없게 하였습니다. 만일 부정한 사람이 볍씨를 보게 되면 싹이 트지 않고 농사를 망치게 된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또 이날은 부부가 잠자리를 함께 하지 않는데 땅의 신이 질투하여 쭉정이 농사를 짓게 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곡우 무렵에는 흑산도 근처에서 겨울을 보낸 조기가 북상하는데 충남의 격열비열도(格列飛列島)까지 올라오므로 황해에서 조기가 많이 잡히지요. 이때 잡힌 조기를 곡우사리라고 하는데 이 조기는 아직 살은 적지만 연하고 맛이 있어 서해는 물론 남해의 어선들도 모여듭니다. 한식사리, 입하사리 때보다 곡우사리 때에 잡히는 조기가 알이 많이 들어 있고 맛이 좋다고 하여 곡우사리 조기를 가장 으뜸으로 치지요.

 

경기도 김포에서는 곡우 때 나물을 장만해서 먹으면 좋다고 하는데, 곡우가 지나면 나물이 뻣뻣해지기 때문입니다. 또 경북 구미에서는 곡우에 목화씨를 뿌리며, 파종하는 씨앗의 명이 질기라고 찰밥을 해서 먹습니다. 또 곡우 무렵은 나무에 물이 많이 오르는 때로 곡우물을 먹으러 가는 풍습도 있지요. 곡우물은 자작나무나 박달나무 수액(樹液)으로 거자수라고도 하는데, 위장병이나 신경통에 효험이 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