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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신필 김명국이 감필법으로 그린 ‘달마도’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075]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1989년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이라는 영화가 개봉됐었습니다. 이 영화는 1980년대 한국 예술영화의 표본이라 일컬어지는 영화로 이 영화의 제목에는 나오는 “달마”는 서역으로부터 중국에 들어가 불교를 전도한 선종의 6대 조사를 말합니다. 그런데 17세기에 활동한 화원 가운데 가장 유명한 김명국은 “달마도(達磨圖)” 그림을 그렸고, 이 그림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달마도(達磨圖)”에서 달마대사는 두건을 쓰고, 두 손을 가슴 위로 모은 채 부리부리한 눈으로 먼 곳을 응시하고 있지요. 짙고 옅은 먹선으로 빠르게 그린 특이한 기법의 이 그림은 ‘선종화(禪宗畵, 불교의 선종에 관련된 소재를 중심으로 그린 그림)’의 하나입니다. 특히 옷 부분은 짙은 먹으로, 빠르게 선을 그어 완성하였는데, 이런 기법은 붓을 적게 써서 강렬한 효과를 자아내는 감필법(減筆法)으로 오랜 내공이 아니면 구사하기 어려운 기법이라고 하지요.

 

김명국은 술을 몹시 좋아하여 술을 적당히 마셔야만 그림을 그렸다는 참으로 개성적인 화가였으며, 붓이 가는대로 일필휘지로 그려 “신필(神筆)이라고 불릴 정도였지요. 그런데 김명국은 일본인들 사이에 인기가 특히 높아서 조선통신사에 두 번씩이나 따라가야 했습니다. 당시 통신부사였던 김세렴이 쓴 사행일기 《동명해사록》에 따르면 “글씨와 그림을 청하는 왜인들이 구름같이 몰려들어 괴로움을 견디지 못한 김명국은 울 뻔했다.”라는 기록이 있을 정도입니다. 그의 그림은 달마도 말고도 ‘나귀를 탄 사람’, ‘설중귀려도’, ‘사시팔경도’ 따위의 작품이 유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