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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강원도 양양 <구룡령 옛길>의 아름다움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084]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양양군 서면 갈천리에서 홍천군 내면 명개리를 잇는 해발 1,013m의 높은 고갯길로 명승 제29호 <구룡령(九龍嶺) 옛길>이 있습니다. 구룡령 옛길은 산세가 험한 진부령, 미시령, 한계령보다 산세가 평탄하여 사람이 쉽게 올라 갈 수 있도록 완만하게 이어져 있는데 양양, 고성 지방 사람들이 한양을 갈 때 주로 이 길을 이용하였다고 합니다. 강원도의 영동과 영서를 잇는 중요한 길이었고, 양양ㆍ고성 지방 선비들이 과거를 치르러 한양으로 갈 때 용의 영험함을 빗대어 과거 급제를 비손하며 넘나들던 길로 구룡령이라는 이름으로 불렀다고 합니다. 또 ‘아홉 마리 용이 고개를 넘어가다가 지쳐서 갈천리 마을 약수터에서 목을 축이고 고갯길을 넘어갔다.’는 말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옛길 입구에는 굽이져 흐르는 계곡이 있고, 숲이 우거진 백두대간 가운데 하나로서, 곧게 뻗은 노송이 아름답게 자라고 있습니다. 또 고갯길 곳곳에는 솔반쟁이, 묘반쟁이, 횟돌반쟁이 등 다양한 사연을 지닌 독특한 땅이름들이 남아 있으며, 희귀한 들꽃과 약초, 버섯 등을 흔하게 볼 수 있고, 위장병에 효험이 있다는 갈천약수도 있지요. 또 산골분교의 정취를 지닌 갈천산촌체험학교 따위도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구룡령 옛길 가까이는 철이 생산되던 광산이 있던 곳으로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들이 근처 주민들을 강제로 징집했던 아픔이 서려있지요. 현재도 당시의 철광소와 케이블카가 남아 있는데, 이 길은 일제가 임산물과 광물자원을 수탈해가기 위해 산허리를 깎아 새길을 놓은 뒤 잊혔지만, 최근 갈천리 주민들의 노력으로 복원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