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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김홍도보다 서양에 더 많이 알려진 김준근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119]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장가가는 날, 신랑이 혼례식을 치루기 위해 신부 집으로 향합니다. 신랑의 앞에는 기럭아범(雁夫)이 비단보에 싼 목기러기를 품에 안았습니다. 기럭아범 뒤에는 두 명의 어린아이가 청사초롱을 환하게 밝혀줍니다. 그 뒤로 수행인에 둘러싸인 신랑은 당당하게 모습을 드러냅니다. 한 사람이 일산(日傘)을 받쳐주고 신랑은 붉은 비단부채로 얼굴을 가린 채 흰 말을 타고 있습니다. 귀신이나 부정한 기운을 피하기 위한 모습입니다. 이 그림은 19세기 말에 활동한 풍속화가 김준근(金俊根)이 그린 ‘장가가고’라는 그림으로 영국인 캐번디쉬(Cavendish)의 책 《조선과 신성한 백두산》에 실려 있습니다.

 

 

캐번디쉬는 1891년 조선을 방문하고 돌아갔는데 그의 책에는 김준근의 풍속화 26점이 실려 있지요. 이 무렵 조선에 온 서양인들은 조선 여행을 기리기 위해 그림을 사곤 했는데 김준근은 이때 부산ㆍ원산 등 개항장에 살면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그림을 그려 팔았습니다. 그 덕에 김홍도나 신윤복보다 유명하지 않았던 김준근의 그림이 나라 밖에서 더 많이 알졌지요.

 

김준근의 풍속화는 한국은 물론 독일ㆍ프랑스ㆍ영국ㆍ덴마크ㆍ네덜란드ㆍ오스트리아ㆍ러시아ㆍ미국 등 전 세계 20여 곳의 박물관에 1,500여 점이 남아 있습니다. 또 당시 조선을 방문한 서양인들의 각종 여행기에 삽화로 쓰이기도 했는데 우리나라에서 처음 서양 문학작품을 뒤친(번역) 책인 《텬로력뎡(天路歷程)》(1895)의 삽화가로도 활약하였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