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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오늘은 토종 연인의 날 ‘칠월칠석’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138]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밤한울 구만리엔 은하수가 흘은다오 / 구비치는 강가에는 남녀 두 별 있엇다오 / 사랑에 타는 두 별 밤과 낯을 몰으것다 / 한울이 성이 나서 별하나를 쪼치시다 / 물건너 한편바다 떠러저 사는 두 별 / 秋夜長 밤이길다 견듸기 어려워라 / 칠석날 하로만을 청드러 만나보니 / 원수의 닭의소리 지새는날 재촉하네 / 리별이 어려워라 진정으로 난감하다 / 해마다 눈물흘러 흔하수만 보태네”

 

이는 1934년 11월에 나온 《삼천리》 잡지에 실린 월탄 박종화의 <견우직녀> 시입니다. ‘하늘이 성이 나서 별 하나를 쫓으시다’라는 말이 재미납니다. 그런데 까마귀와 까치가 오작교를 만들려고 하늘로 올라갔기 때문에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 칠월칠석만 되면 유달리 비가 내리곤 합니다. 다만 언제 내리냐에 따란 그 비의 이름은 다릅니다. 칠석 전날에 비가 내리면 견우와 직녀가 타고 갈 수레를 씻는 '세거우(洗車雨)'라고 하고, 칠석 당일에 내리면 만나서 기뻐 흘린 눈물의 비라고 하며, 다음 날 새벽에 내리면 헤어짐의 슬픔 때문에 '쇄루우(灑淚雨)'가 내린다고 합니다.

 

 

칠월칠석 아낙네들은 장독대 위에 정화수를 떠놓거나 우물을 퍼내어 깨끗이 한 다음 시루떡을 놓고 식구들이 병 없이 오래 살고 집안이 평안하게 해달라고 칠성신에게 빌었습니다. 또 처녀들은 견우성와 직녀성을 바라보며 바느질을 잘하게 해달라고 빌었는데 이것을 ‘걸교(乞巧)’라 했지요. 장독대 위에다 정화수를 떠놓은 다음 그 위에 고운 재를 평평하게 담은 쟁반을 놓고 다음날 재 위에 무엇이 지나간 흔적이 있으면 바느질 솜씨가 좋아진다고 믿었습니다. 또 이날은 시집가는 날 신랑 신부가 함께 합환주를 마실 표주박 씨를 심고, ‘짝떡’이라 부르는 반달 모양의 흰 찰떡을 먹으며 마음 맞는 짝과 결혼하게 해달라고 빌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칠석을 ‘토종 연인의 날’이라고 부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