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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나쁜 여자, 이상한 여자, 죽이는 여자

한국영화에 등장한 여성 캐릭터를 6개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소개

[우리문화신문=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기자]  서울 마포구 월드컵북로 ‘한국영화박물관’에서는 오는 10월 13일까지 2019년 기획전시 II - 여성캐릭터로 보는 한국영화 100년전(展) “나쁜 여자, 이상한 여자, 죽이는 여자”를 열고 있다.

 

“카메라는 근본적으로 남성의 시선으로 대상을 응시한다. 남성을 시선의 주체로 여성을 시선의 타자로 위치시키는 이분법은 여성을 남성의 시선, 곧 성적 욕망, 감시, 판단의 대상으로 전락시켰다” (로라 멀비, 1975, 「시각적 쾌락과 서사 영화」)

 

 

 

과거 남성 중심의 영화 산업 시스템 속에서 남성들의 시선에 의해 만들어진 여성 캐릭터는 남성이 만든 이상적이거나 왜곡된 여성의 재현에 불과한 경우가 허다했고, 주체적이거나 자신의 욕망을 드러내는 여자는 어김없이 ‘나쁜 여자’가 되어 처단의 대상이 되거나 ‘이상한 여자’로 낙인 찍혀야했다. 여성의 저항과 분노가 일말의 동정심이라도 받기 위해서는 모성애를 기반에 둔 아이를 잃은 엄마여야 가능할 뿐이었다.

 

철저히 남성 중심이었던 영화산업은 1990년대에 들어오면서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한다. 여성 인권에 대한 여성들의 인식이 높아지고, 여성 프로듀서와 여성 감독들이 본격적으로 출현하면서, 점차 여성의 시선에서 바라본 영화들이 나타나고, 여성 캐릭터들은 진화하기 시작한다.

 

그 이후 20여년이 지난 지금, 미투 운동과 같은 거대한 페미니즘의 물결 속에서, 여성들은 자신이 공감하고 지지할 수 있는 문화 상품을 찾기 시작했고, 캡틴 마블과 같이 주체적이고 당당한 여성 히어로가 나타나는 등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다양하고 입체적인 여성캐릭터들이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한국영화계에서 여성 주인공을 캐스팅하고 여성 중심의 서사를 선택하는 것은 일종의 모험으로 여겨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며, 최근 10년간 극장 개봉작 중 여성감독의 영화는 10%를 넘지 못하고, 여성이 주연인 영화는 20%대에 머무르는 있다는 사실 역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번 전시는 한국영화 100년의 역사 속에서 자신의 의지와 욕망에 충실하고, 경계를 넘고 위반하며, 사회의 위선과 억압에 어떠한 형태로든 저항했던 소위 ‘나쁜 여자’, ‘이상한 여자’로 불린 여성 캐릭터들에 대한 전시이다. 한국영화에 등장한 주목할 만한 여성 캐릭터를 6개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소개한다. 그들이 선사하는 치명적인 매혹의 이미지 그 이면에 담긴 여성을 규정한 무의식적 구조를 인식하고, 여성을 역동적으로 바라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여성 캐릭터에 대한 관심과 담론이 확장되고, 더 많은 개성 있는 여성 캐릭터가 출현하기를 염원한다.

 

전시산은 화~금요일은 아침 10시부터 저녁 7시까지, 토, 일요일과 공휴일은 아침 10시부터 저녁 6시까지며, 입장료는 없다. 자세한 문의는 한국영상자료원(02-3153-2001)으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