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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故人의 冥福’을 꼭 한자로 빌어야 만 하나?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181]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장례식장에 가보면 분향실 입구에 많은 조화들이 놓여 있습니다. 그런데 그 많은 조화의 리본에는 거의가 “삼가 故人의 冥福을 빕니다.”라는 글귀가 적혀있습니다. 더러는 “謹弔”라고 쓴 것도 있습니다. 그렇게 한자로 써야 품위가 있는 것으로 생각하기에 아직도 상가집 조화 리본은 ‘한글’이 아닌 어려운 한자로 쓰고 있는 것입니다. 가뭄에 콩 나듯이 “삼가 슬픔을 함께 합니다”라든지 “극락왕생하옵소서” 같은 한글 리본을 만나면 반갑습니다. 특히 “슬픔을 함께 합니다” 같은 글귀는 한글날을 코앞에 두어서 인지 신선하기 조차합니다.

 

 

내일이면 제573돌 한글날이지요. 절대 군주였던 세종은 자신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백성을 위해 훈민정음을 만들었습니다. 자신이야 한문에 능통했기에 새로운 글자를 만들 필요가 없던 분이었지요. 하지만 백성이 글자를 몰라 삶에서 여러 가지 불이익을 당하는 것을 보고 배우기 쉽고 쓰기 편한 새로운 글자를 만들기로 다짐합니다. 심각한 안질에 걸려 고생하고 온몸이 종합병동일 만큼 일생을 병고 속에 살면서도 오로지 훈민정음 만드는 일에 매달린 끝에 현대 언어학자들이 세상 으뜸 글자로 인정하는 훈민정음을 만들고 만 것입니다.

 

훈민정음은 언어학적 관점에서 으뜸 글자로 인정되며 하늘ㆍ땅ㆍ사람이 글자 속에 들어있는 철학적 글자라는 점도 으뜸 글자로 평가되는 요건이긴 합니다만 가장 위대한 점은 백성사랑을 위한 글자라는 점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573년 전 세종대왕은 그 절대권력을 내려놓으면서 새로운 글자를 만들었는데 지금의 우리들은 한자를 조금 안다는 그 알량한 잘난 체에 한자 쓰기를 멈추지 않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