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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1,500여 년 전 토기에 새긴 신라 행렬도 발견

경주 쪽샘 44호서 기마ㆍ무용ㆍ수렵 등 표현한 신라 회화 사상 첫 행렬도
110여 점 유물도 추가 확인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이종훈)는 2014년부터 진행 중인 쪽샘 44호 돌무지덧널무덤(적석목곽묘) 발굴조사에서 신라 행렬도가 새겨진 토기와 말 문양이 새겨진 토기, 44호 제사와 관련된 유물 110여점을 확인하였다.

* 쪽샘: 샘물이 맑아 쪽빛을 띤다고 해서 붙여진 지명

* 발굴조사 지역: 경상북도 경주시 황오동 349-3

 

 

 

 

 

 

 

행렬도가 새겨진 토기는 44호 호석(護石) 북쪽에서 깨진 상태로 출토되었다. 전체 높이 약 40cm의 긴목항아리로 추정되며, 그릇 곳곳에 다양한 무늬가 새겨져 있었다. 무늬는 크게 4단으로 구성되었는데, ▲ 1단과 2단, 4단에는 기하학적인 문양이 반복되어 있고 ▲ 3단에는 다양한 인물(기마ㆍ무용ㆍ수렵)과 동물(사슴ㆍ멧돼지ㆍ말ㆍ개)이 연속으로 표현되었다. 그림을 세부적으로 보면, 말 탄 인물과 말들이 행렬하는 장면, 기마행렬을 따라가는 인물들이 무용하는 장면, 활 든 인물들이 동물들을 사냥하는 장면과 말 탄 주인공이 개(추정)와 함께 행렬하는 장면 등이 묘사되어 있다.

 

무늬 전체 구성으로 보아 행렬도를 묘사한 것으로 추정되며, 출토 정황상 제사용 토기로 만들어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 호석(護石): 무덤의 외부를 보호하기 위해 무덤 아랫부분을 둘러막은 돌

 

행렬이라는 큰 주제를 바탕으로 기마ㆍ무용ㆍ수렵을 묘사한 복합 무늬는 현재까지 신라 회화에서 처음 확인된 사례로, 복식과 인물묘사, 동물묘사 등 내용 구성이 풍부하고 회화성이 우수해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한편, 행렬도를 구성하고 있는 여러 표현들이 고구려 고분벽화의 내용 구성과 유사하여 신라ㆍ고구려 대외관계 연구에도 적극 활용될 전망이다.

 

 

 

 

 

 

 

 

이와 별도로, 말 무늬는 그릇 받침대의 다리 부분으로 추정되는 토기 조각 2점에서 확인되었다. 말이 새겨진 무늬는 모두 2개체로, 말 갈기, 발굽, 관절 뿐 아니라 갑옷을 입은 모습까지 비교적 상세하게 묘사되었다. 현재까지 발견된 토기에 새겨진 말 무늬 가운데 회화 표현이 가장 우수한 사례로 보고 있다.

 

이밖에도 44호 호석 주변에서 큰항아리를 포함한 다양한 기종의 제사 유물이 110여 점 출토되었다. 9점의 큰항아리는 호석을 따라 일정 간격으로 배치되었고, 내부와 외부에서 굽다리접시, 뚜껑 접시, 토제악기, 토제방울 등 소형 토기들이 확인되었다. 조사 결과, 시차를 두고 몇 회에 걸쳐 설치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발굴로 적석목곽묘 호석 주변에서 이루어진 제사의 양상과 내용에 대한 양질의 자료를 확보할 수 있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44호의 발굴조사를 통해 신라 적석목곽묘 구조에 대한 중요한 자료를 확보해 나가고 있는 중이다. 앞으로 고고학적 조사 뿐 아니라 지질학ㆍ토목공학 등 학제 간 융복합 연구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쪽샘발굴관은 조사 시작 단계에서부터 발굴조사 현장을 일반에 상시 공개하고, 다양한 문화 행사를 열어 지역문화재를 적극 활용한 우수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