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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들이

[화보] 피안의 세계를 찾는 철원 도피안사(到彼岸寺)

 

 

 

 

 

 

 

 

 

 

 

 

 

 

 

[우리문화신문=최우성 기자] 치열했던 한국전쟁의 포탄 속에서 한때 사라졌다가 기사회생한 철원 도피안사. 하지만 도피안사의 역사는 매우 깊다. 도피안사는 신라 후기 경문왕5년(865) 한국 풍수지리학의 대가인 도선국사가 창건한 절이다. 도선국사는 당시 일천여명의 신도들과 함께 절을 창건하고 삼층석탑을 세우고, 진리를 상징하는 비로자나불을 당시로서는 최첨단 기술로 조성한 철불로 모셨다.

 

도피안사 사적기에 따르면 도선국사는 애초에는 철조비로자나불을 조성하여 철원 안양사에 모시려고 하였다. 그런데 철불을 안양사로 운반 도중 갑자기 철조비로자나불이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스님은 황망한 가운데 근처를 수소문하였더니 사라졌던 철조비로자나불이 이곳에 앉아있었다. 부처님이 스스로 찾아온 것으로 여기고 이곳에 절을 창건하여 철조비로자나불을 주불로 모시고 도피안사라고 이름지었다. 

 

도선국사는  당시 신라땅 전국의 중요한 지역에 부처님의 힘을 빌어 나라를 지키는 비보사찰로 절들을 창건하였는데, 이곳 도피안사도 그 가운데 하나로 정하였다.  도피안사가 있는 산은 연꽃이 활짝 핀 모양의 화개산으로 절은 물 위에 떠있는 듯한 모습이다. 이 때문에 절의 경내는 석탑과 철불을 모신 대적광전으로 산세의 약점을 보완하여 온갖 재난과 외침에도 국가의 안위를 기원하기 위하여 비보사찰로 창건한 것이다.

 

도피안사는 오랫동안 나라의 비보사찰로 그 명성을 얻었으나, 개화기인 1898년 불이 나 절이 모두 타고 말았다. 그러나 천만 다행으로 철조비로자나불만은 손상되지 않았다. 도피안사는 이후 월운스님이 다시 법당을 짓고 수습한 철조비로자나불을 다시 그대로 봉안하였다. 그러나 일제강점기를 지난 뒤에는 38선 이북으로 북한 치하에 있는 동안에는 방치된 상태로 있다가  1950년 일어난 한국전쟁으로 절의 전각들은 또 다시 소실되었다. 하지만 비로자나불만은 손상되지 않았다.

 

 전쟁이 끝난 뒤 철원지역은 남한땅이 되긴 하였으나, 최전방 군사시설지역으로 민간인들은 이곳에 접근조차 어려웠다.  그러다가 1957년 육군 제15사단에서  도피안사 자리에 중요건물을 복원하여 불상을 안치하고 관리하다가 1986년 그 관리권을 불교종단에 이양하였다.

 

이후부터 도피안사는 대한불교조계종에서 관리하면서 하나 둘 전각을 보완하는 공사를 진행하였다. 도피안사(到彼岸寺)의 절 이름은 한국의 대부분 절들의 이름처럼 3글자가 아닌 4글자인데, 그 의미는 도(到;도달하다), 피안(彼岸; 이세상이 아닌 저쪽세상 즉 극락세계), 사(寺; 절)" 곧 피안의 세계에 있는 절"이라는 뜻으로, 이곳이 곧 사람들이 궁극적으로 가고싶은 극락세계 절 임을 뜻 한다.

 

이 세상에 있으나, 피안인 극락세계절 임을 뜻하는 도피안사의 최고 보물은 창건 당시 도선국사가 당시의 최신기법으로 조성하여 우여곡절 끝에 이곳에 봉안했던 바로 그 철조비로자나불상으로, 창건이후로 많은 역경과 전쟁을 겪고, 그 과정에 절이 전소되는 여러차례의 위기 상황에서도 화상도 당하지 않고. 전란 중에도 총상도 입지 않아 한국에 있는 철조불상 중 가장 완벽한 모습 그대로를 보여준다. 이렇게 완벽한 모습으로 본래의 형상을 간직한 도피안사 철조비로자나불은 국보 제63호로 지정되어 한국의 문화유산 중에서도 최고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그런 뜻 깊은 부처상인 까닭으로 앞으로 어느 때라도 혹시 전란이나 화재를 당하여도 철조비로자나불은 손상당하지 않도록 문화재청에서는 특별한 방책을 수립하였다. 재난시에는 비상보호장치를 가동하여 자동으로 엘리베치터가 작동하여 불상이 지하로 내려가 안전하도록 최신 방재설비를 갖추었다.

 

오랫동안 억불의 세월과 많은 전란의 모진 세월을 겪고도 완벽한 모습으로 있는 도피안사 철조비로자나불이 우리의 염원처럼 앞으로도 오랫동안 남아서 이땅에 이룩하고자 했던 불국토의 한 모습으로 우리 선조의 얼을 길이 전해지길 기원해본다.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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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성 기자

최우성 (건축사.문화재수리기술자. 한겨레건축사사무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