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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들이

분홍억새(핑크뮬리) 마냥 즐기기만 해도 되는 풀꽃?

[우리문화신문= 이윤옥 기자]

 

 

 

 

 

 

할랑할랑 높고 푸른 하늘 아래 분홍억새(분홍쥐꼬리새, 영문이름 핑크뮬리-Pink muhly, 아래 ‘분홍억새’)가 파도를 타는듯 출렁인다. 언제부터인가 예전에 보지 못했던 분홍억새를 배경으로 한 사진들이 넘쳐나기 시작하면서부터 가을이면 온나라 곳곳에 분홍억새 잔치로 북적인다. 어제(8일) 제주 산굼부리 주변의 분홍억새 밭에서도 사진 찍는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그러나 이러한 분홍억새의 국내 유입에대한 우려의 소리도 있다.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는 2018년 기준, 전국 지자체 공공기관 주도로 분홍억새를 심은 규모는 11만 2,000여㎡쯤으로 밝히고 있다. 이는 축구장을 약 16개쯤 합쳐놓은 것과 맞먹는 크기라고 한다.

 

분홍억새의 원산지는 미국이 원산으로 미국 서부와 중부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며 겉모습이 분홍빛을 띤다고 하여 영문이름 ‘Pink muhly'를 우리말로 '핑크뮬리’로 부르고 있다. 문제는 이 분홍억새가 급속도로 번져 생태계에 교란을 줄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이 식물이 자라는 곳에는 풀이나 기타 식물이 자랄 수 없다고 한다. 씨앗이 날아가 한반도를 덮어버린다면? 지나친 상상일 수 있지만 그렇게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마냥 신나게 사진이나 찍으며 즐길 일 만도 아닌 것 같다.

 

분홍억새가 사람들 사이에 인기가 있다 보니 서울시 강남구에서는 2018년  6월부터 양재천에 4,000㎡ 규모의 ‘핑크뮬리 그래스원’을 만들었다. 그런가 하면 서울시에서는 지난 10월 25일치 보도자료에서 “잠원 한강공원의 그라스정원에 가을햇살과 어울리는 화사한 ‘핑크뮬리’가 활짝 펴 사진 찍기 좋은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이 가을이 다 가기 전에 풀 향기 가득한 이색정원에서 가족, 연인, 친구들과 추억을 남겨보자.”는 홍보자료를 내놓은 바 있다.

 

분홍억새를 가장 많이 심은 곳은 대전 금강변으로 단일면적 1만 7천㎡에 이르며, 다음으로 경기도 양주시 나리공원 일대 1만 1천660㎡ 순이다. 이렇게 지자체에서 심은 경우 말고도 개인 식물원 등 까지 포함하면 그 규모는  파악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한다.

 

바람이 부는대로 할랑할랑 나부끼는 분홍억새밭은 정말 매력적이다. 하지만 이 외래종 풀이 거침없이 우리땅에 퍼져나가 농작물이 자라야하는 곳까지 점령한다면 그것은 재앙일 수도 있다. 단기적이고 일시적인 ‘볼거리’도 좋지만 급속도록 확산되는 식물의 특성과 폐해에 대한 문제점은 없는지 좀더 면밀한 검토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 파도치는 분홍억새(핑크뮬리)의 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