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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얼 석탑, 사진ㆍ시조로 다가가기

경주 장항리서오층석탑 (국보 제236호)

동탑의 잔해 구를 때 서탑은 울지 않았다
[천년의 얼 석탑, 사진ㆍ시조로 다가가기 29]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경주 장항리서오층석탑

 

                                      -  이 달 균

 

       신라를 갖고 싶다면

       역사도 갖고 가라

       부장품이 탐난다면

       정신마저 앗아가라

       동탑(東塔)의

       잔해 구를 때

       서탑(西塔)은 울지 않았다

 

 

탑은 토함산이 굽이치다 한 호흡 가다듬는 능선 끝자락에 서 있다.

절 이름과 연혁에 대해서는 자료나 구전이 없어 마을 이름인 ‘장항리’를 따서 ‘장항리사터’라 부르고 있다.

 

탑 구경 다니다 보면 애잔한 심지 돋을 때가 한두 번 아니다. 이 탑도 그중 하나다. 법당터를 중심으로 동서에 동탑과 서탑이 나란히 서 있는데, 서탑은 그런대로 제 형상을 갖추었기에 국보(제236호)로 지정되었으나 동탑은 원형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계곡에 아무렇게나 뒹굴던 1층 몸돌을 가져와 다섯 지붕돌을 겨우 모아 세워두었다.

 

서탑을 자세히 보면 정교한 장인의 손놀림이 상상된다. 어떤 연유, 어떤 간절함이 있었기에 이렇게 정교한 숨결을 불어넣었을까.

 

1층 몸돌 4면(面)에 도깨비(鬼面) 형태의 쇠고리가 장식된 2짝의 문, 그 좌우에는 연꽃 모양 대좌(臺座) 위에 서있는 인왕상(仁王像)의 정교함은 가히 걸작이라 할 만하다. 이런 서탑의 아름다움을 보면 원 형체를 잃어버린 동탑이 더욱 안쓰럽다. 8세기 작품으로 추정되는데 전형적인 신라탑 양식을 하고 있다.(시인 이달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