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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과 같이 고귀한 과일, 능금나무

[한국의 자원식물 이야기 12]

[우리문화신문=이영일 생태과학연구가]  능금나무[학명: Malus asiatica Nakai]는 장미과의 ‘낙엽큰잎작은키나무’다. ‘능금’이란 이름은 ‘임금’에서 나온 것으로, 전설에 따르면 고귀한 과일이라고 생각되어 고려 때 수도인 개성에 능금 심는 것을 장려했고, 조선시대에 태조가 한양을 서울로 정하면서 역시 능금 심는 것을 장려했다고 한다.

 

조선임금(朝鮮林檎), 화홍(花紅), Korean-apple이라고도 한다. 한약명은 임금(林檎), 임금근(林檎根), 화홍엽(花紅葉)이다. 능금과 사과나무(沙果, M. pumila Mill)는 매우 비슷하여 구분이 어려우나, 능금은 꽃받침의 밑부분이 혹처럼 두드러지고 열매의 살가죽이 부풀어 있다. 반면 사과는 꽃받침의 밑부분이 커지지 않고 열매의 아랫부분은 밋밋하다. 또 능금은 사과에 견주어 신맛이 강하고 물기가 많으며 크기도 작다. 과수용, 정원수, 약용. 식용, 방향성(향내를 내는) 식물이다. 꽃말은 유감, 은화(은덕이 백성에게 미침)다.

 

 

 

사과는 유럽인들이 즐겨 먹는 과일로서 이에 얽힌 이야기가 수없이 많다. 성경에 보면 인류의 조상인 아담과 하와는 에덴동산에서 금단의 열매인 사과를 따 먹었다가 그곳에서 쫓겨나고 만다. 또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는 불화(不和)의 여신인 에리스가 던진 황금사과 한 개를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에게 줌으로써 급기야 트로이 전쟁이 일어나게 된다.

 

그래서 오늘날에도 분쟁을 가져오는 불씨를 ‘파리스의 사과’라고 한다. 그밖에도 활쏘기의 명수 ‘윌리엄 텔의 사과’, 만류인력을 발견한 ‘뉴턴의 사과’ 등 서양 문화에 비친 사과의 의미는 여러 가지다.

 

능금은 한국 야생의 사과나무로 옛날부터 개성과 서울 자하문 밖에서 많이 과수로 재배하였으나 근래에는 주택지 개발로 거의 없어졌다. 높이는 10m이고, 어린 가지에 털이 많다. 잎은 어긋나며, 달걀 모양 또는 타원 모양이고 끝이 뾰족하며 밑은 뭉뚝하다. 잎의 길이는 5∼11cm, 폭은 4∼5.5cm이고, 잎 앞면에 잔털이 있으나 점차 없어지며, 뒷면에 솜털이 있다. 잎 가장자리에는 잔톱니가 있다. 잎자루는 길이가 1∼4cm이고 털이 있다.

 

 

 

꽃은 4∼5월에 피고 짧은 가지에 우산 모양을 이루며 4∼7개가 달린다. 작은꽃자루는 길이가 1.8∼2.8cm이고 털이 있다. 꽃받침조각은 5개이고 넓은 침 모양이며 뒤로 젖혀지고 길이가 6∼9mm이며 부드러운 흰털이 빽빽이 있다. 꽃잎은 5개이고 연한 붉은빛을 띠며 타원 모양 또는 달걀을 거꾸로 세운 모양의 타원형이다. 수술은 20개이고 길이가 5∼10mm이며, 암술대는 5개이고 밑 부분이 합쳐지며 흰색의 털이 있다. 열매는 지름이 4∼5.5cm이며 10월에 노란빛을 띤 붉은 색으로 익고 겉에 흰 가루가 덮여 있다.

 

한방에서는 과실에는 사과산이 함유되어 있어, 당뇨병(糖尿病), 유행성 또는 급성으로 발병하는 소화기 계통의 전염성 질환인 하리(下痢, 이질), 몸이 허약해진 경우나 또는 성행위 없이 정액이 무의식적으로 흘러나오는 병증인 유정(遺精)을 치료한다. 뿌리는 기생충을 구제하고 가슴속이 달아오르면서 답답하고 편치 않아 손발을 버둥거리는 증상과 갈증을 없애주고 잠을 잘 자게 한다. 잎은 헌데, 습한 부분에 생기는 옴을 치료한다. 과실은 단맛과 신맛이 알맞게 어우러져 생으로 먹어도 맛이 좋고 잼이나 주스를 만들어 먹기도 한다. 과자로도 만들어 먹는다.

 

[참고문헌 : 《원색한국식물도감(이영노, 교학사)》, 《한국의 자원식물(김태정, 서울대학교출판부)》, 《우리나라의 나무 세계 1(박상진, 김영사)》, 「문화재청 문화유산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