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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구정’이 아니라 ‘설날’이라 하자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261]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요즘 뉴스를 보면 “구정 앞두고 사랑 나눔 봉사활동 실시”, “구정 연휴 아시아 여행자의 선택은?”, “태국 두번째 ‘우한 폐렴’ 환자, 구정 앞 확산 우려”처럼 ‘설날’이 아닌 ‘구정’이란 말을 쓰는 여전히 쓰고 있습니다. 이 ‘구정’이란 말은 양력 신정에 대해 음력으로 쇠는 ‘설날’을 말하는 것이지만, 바람직하지 않은 것임을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1936년 조선총독부는 《조선의 향토오락》이란 책을 펴낸 이후 우리말ㆍ우리글을 쓰지 못하게 하고, 창씨개명으로 우리의 성과 이름까지 빼앗았으며, 풍물굿 등 민속놀이도 맘대로 즐기지 못하게 함으로써 겨레문화를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습니다. 또한, 양력설 곧 ‘신정’을 설날로 쇠는 일제는 우리 겨레가 오래전부터 쇠던 설을 ‘구정(舊正)’이란 말을 써서 지내지 못하게 하였지요.

 

 

그런데, 광복 뒤에도 정부가 양력을 기준력으로 삼으면서 양력설은 제도적으로 계속되었습니다. 1989년까지만 해도 양력 1월 1일부터 3일 동안을 공휴일로 했기에 성탄절과 함께 연말연시를 잔치처럼 지내는 게 굳어질 정도였지요. 그리고 우리 고유의 음력설은 ‘민속의 날’이라 하여 ‘이중과세’라는 허울 좋은 말로 하루만 지내게 해 양력설에 짓눌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 겨레는 끈질기게 설날을 지켜왔고, 드디어 1989년 2월 1일 정부가 ‘관공서의 휴일에 관한 규정’을 고쳐 설날인 음력 1월 1일을 앞뒤로 사흘을 공휴일로 지정, 시행함에 따라 다시 ‘설날’이 완전한 민족명절로 자리 잡게 되었지요. 그러나 아직도 여전히 ‘구정’이란 말을 아무 생각 없이 쓰는 사람들이 있어서 안타깝습니다. 이제 우리는 ‘추석’이 아니라 ‘한가위’라고 써야 하는 것처럼, ‘구정’이 아니라 ‘설날’이라고 써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