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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변호사의 세상바라기

코로나바이러스 단상

1918년 스페인 독감, 세계에서 2,500~5,000만 명 죽어
[양승국 변호사의 세상 바라기 125]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요즘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온 나라가 야단이지요? 코로나바이러스 예방과 치료도 문제지만 이 때문에 초래된 사회 경제적 피해도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며칠 전 일요일 저녁에 이태원에 나갔는데, 거리에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평소 주말이면 아무리 춥더라도 사람으로 붐비던 이태원 거리인데, 이렇게 거리가 설렁한 것은 처음 봅니다.

 

저녁을 먹고 가끔 들르던 맥주집에 들어갔는데, 한참 동안 손님이 우리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종업원들이 우리가 주문한 것 가져다주고는 자기들끼리 카운터에 모여 잡담을 하고 있더군요. 자기들도 평소 같으면 바빠야 할 시간에 자기들끼리 노닥거리고 있으니, 노닥거리면서도 어색했을 것입니다. 이 집에 이렇게 손님이 없는 것도 처음 봅니다. 아마 평소 중국 관광객들이 많이 나오던 명동도 틀림없이 썰렁할 것 같습니다. 이거~ 빨리 진정이 되어야지 이러다가 경제에도 악영향을 많이 끼칠 것 같아 걱정되는군요.

 

 

그런데 여러 나라가 중국 우한으로 전세기를 파견하여 자국민들을 데려오는 등 온 세계가 이 때문에 떠들썩하지만, 사실 이 병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중국에 304명뿐입니다. 아! 참! 필리핀에서 오늘 한 명 사망자가 발생하였다고 하네요. 그래도 옛날 전염병으로 인한 사망자 수와 견줘보면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지요. 중세 유럽에 페스트가 돌았을 때 유럽 인구의 1/4 내지 1/3이 이 때문에 죽었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아메리카 대륙의 인구가 100년도 안 되어 1/10 정도로 급감한 것도 아메리카 대륙에는 없던 병균을 백인들이 몰고 온 것이 주요한 원인이라고 하지요.

 

이런 병균으로 인한 엄청난 사망은 20세기에 들어와서도 있었습니다. 1918년 발생한 스페인 독감은 2년 동안 세계 곳곳에서 2,500만 명에서 5,00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고 하니 믿기지 않을 정도입니다. 당시 조선 반도에서도 14만여 명이 사망하였다고 하니 정말 엄청난 숫자가 죽었네요.

 

황산덕 전 장관의 회고록을 보면 황장관이 5살 때인 1922년에 전국에 유행성 뇌막염이 발생하여 많은 사람이 죽었다고 합니다. 황 장관이 살던 평양에서도 수많은 사람이 죽었다고 합니다. 죽은 사람들을 인부들이 공동묘지에 버렸는데, 얼마나 죽은 사람이 많은지 인부들이 공동묘지까지 가지 않고 도중에 버려 시내와 교외에는 송장이 산더미 같이 쌓일 정도였다고 합니다.

 

 

황산덕 장관 선친께서도 이 병에 걸렸는데, 언제 끌려나가 격리 수용될지 몰라 가족들이 망을 보았답니다. 당시 환자가 발생하면 이를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병이 전염되지 않도록 격리 수용하였습니다. 그러니 격리 수용된 사람들 대부분은 그 안에서 죽어 나가는 것입니다.

 

하루는 황 장관이 망을 보고 있는데 관청 사람들이 다가오더랍니다. 그래서 황 장관이 황급히 집안으로 뛰어 들어가 고함을 질렀고 큰 아버님이 선친을 업고 집 뒤로 돌아가 숨었답니다. 관청 사람들이 들이닥쳤을 때 황 장관 어머니는 부엌에서 아궁이에 불을 지피는 시늉을 하면서 눈물로 둘러대어 이 사람들을 돌려보냈습니다. 그 뒤 선친은 가족들의 정성어린 돌봄으로 다행히 목숨을 건졌습니다.

 

역사를 보면 이밖에도 질병으로 인해 무수한 사람들이 죽어간 사례는 부지기수입니다. 그에 견주면 지금의 의료 수준은 참 발전한 것이지요. 어쨌거나 하루빨리 코로나바이러스가 진정되어 사람들이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올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