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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에 담긴 옛 성현의 삶과 이상을 꿰뚫어 보는 책

《漢字 創造의 뜻》 펴내, 오문규 지음, 도서출판 얼레빗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언어와 문자는 인간의 삶과 이상과 철학을 가장 잘 담아낸 문화 그 자체다. 문자가 만들어진 뜻과 그 과정을 알면 당시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신간 《漢字 創造의 뜻》은 한자가 만들어진 원리를 비교적 쉽게 풀이한 책이다. 한자는 ‘뜻글자’로 하나의 모양에 하나 또는 여럿의 뜻을 품고 있다. 처음에는 모양을 본떠 그림으로 단순화하여 뜻을 나타내었으며 이를 상형문자(象形文字)라고한다. 그렇다면 형체가 없는 추상명사나 형용사는 어떻게 나타내었을까?

 

저자는 그 해답을 ‘사람’에 두고 있다고 해석한다. 예를 들어 ‘안쪽’을 나타낸 내(內)자와 ‘바깥’을 나타내는 외(外)자를 보면 사람이 안과 밖에 있는 것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이를 지사문자(指事文字)로 볼 수 있지만 해석하는 틀이 다르다. 이 밖에도 한자가 만들어진 원리인 형성(形聲), 회의(會意), 전주(轉注), 가차(假借) 등을 다루고 있지만 해석하는 방법이 전혀 다른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漢字 創造의 뜻》을 쓴 저자(오문규 씨)는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며 평생을 산 분이지만 최소한 한자와 고전에 관해서는 그 어떤 것을 누가 질문하여도 막힘이 없다. 한자의 제작 원리를 연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한자를 만들 당시의 사람들의 마음을 알 수 있다면 그 제작 원리를 파악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각도에서 바라보는 한자 형성의 방법과 뜻을 평생 연구해온 저자의 원고는 편집을 도운 아드님의 손을 거쳐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원고를 정리한 아드님(오기석 씨)은 “글자를 구성원리에 따라 또는 글자의 품사나 쓰임에 따라 분류하여 짜임새 있게 구성하고 싶었지만 책이 나오길 학수고대하는 아버님의 바람을 저버릴 수 없어 아쉽지만 원고 마무리를 서둘렀다” 고 했다.

 

한자를 일상으로 배우는 마지막 세대로 단순한 글자를 아는 수준을 넘어 한자가 만들어질 당시 사람들의 삶과 사고방식과 이상(理想)까지 꿰뚫어 보는 혜안(慧眼)으로, 지금까지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창작물인 이 책이 한자를 이해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더 나아가 한자 연구에 뜻을 둔 후학들에게 새로운 연구의 실마리가 되었으면 한다.

 

《漢字 創造의 뜻》, 오문규 지음, 도서출판 얼레빗, 값 1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