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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들이

백두대간 문경과 괴산에 걸친 대야산 석천암

 

 

 

 

 

 

 

 

 

 

 

 

 

 

 

 

 

 

 

 

 

 

[우리문화신문=최우성 기자] 충북 괴산군 청천면 삼송리 대야산 칠부능선 산줄기 위에는 거다란 거북바위가 자리잡은 곳에 작은 암자 석천암이 있다. 석천암(石泉庵)이란 바위틈에서 솟아나는 생명수가 흘러넘치는 암자라는 뜻의 절 이름이지만, 본래는 보덕암이었다고 한다. 이 석천암에 오르려면 안내 팻말을 보고 삼송리 마을로 접어들어, 대야산 개울을 따라 좁은 산길로 2km 이상 가파른 언덕을 올라야 한다.

 

비록 좁은 길이나 지금은 차 한대가 지나갈 수 있도록 포장이 되어있고, 가파른 길 중간 중간에는 자동차가 서로 비껴갈 수 있는 곳도 있어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었다.  걸어서 오르면 매우 숨이 찰 것 같아 차로 오르다 보니 혹시 다른 차를 만날까 걱정되 되었지만 다행히 다른 차는 만나지 않았다.

 

석천암이 깃들어있는 대야산은 백두대간에서 뻗어온 산이 서쪽 내륙으로 돌아들어 속리산을 타고 내려온 산으로,  경북 문경시와 충북 괴산군의 경계를 이루고 있다. 대야산은 930m에 이르는 꽤 높은 산이다.  대야산에는 괴산쪽으로는 선유구곡, 화양구곡이 있고, 문경쪽으로는 용추계곡이 있고, 산에는 깎아지른 암봉과 기암괴석이 즐비하며, 계곡에는 폭포와 계곡이 많아 여름이면 피서객들이 많이 찾는 산이기도 하다.

 

충청북도 괴산군에 있는 대야산 석천암 절의 유래는 고려말 나옹선사가 창건하였다고 하지만, 구체적인 근거는 찾기 어렵다. 그러나 어렵게 오른 석천암에서 주변을 살펴보면 해발고도가 높은 곳에 있어, 여름이면 탁 트인 시야가 속세를 떠나 선계에 오른 듯 느껴진다. 하지만 겨울이면 기온이 낮아 추운겨울을 지내기가 쉽지 않아 보였다. 이런 곳에 있는 석천암은 커다란 바위가 자연스럽게 동굴을 만들고 있고, 그 동굴에서는 사시사철 끊임없이 단맛이 나는 생명의 감로수가 흘러나오고 있어 참선 수도하는 암자로서는 그야말로 제격이라 아니할 수가 없다.

 

석천암은 물이 흘러나오는 거북바위가 있어서 수도하기 딱 좋은 암자가 될 수있고, 추운 겨울이라도 늘 볕이 잘들고 따스한 남쪽을 바라보고 있어서 사람 살기에는 양지바른 명당인 곳이다. 석천암은 거북바위의 바로 앞에 2칸짜리 작은 대웅전을 지어 그곳에 부처님을 모셨고, 대웅전 바로 옆에는 한칸짜리 삼성각을 지어 칠성, 산신과 함께 독성을 모시고 있다.

 

스님의 거처는 거북바위 바로 아래에 3칸요사채가 있는데, 스님은 절을 지키는 백구를 벗삼아 수행하고 계신다. 백구는 스님의 친구이자 절을 지키는 파수꾼이다. 석천암은 비록 작지만 역사만은 600년이 넘는 고찰이었기에 오래된 불교문화재들도 여럿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경비가 허술한 틈을 타서 문화재 도굴꾼들에게 도둑맞았다고 한다.

 

절에 들러 부처님 보살님들의 가르침은 고사하고 물욕에만 마음이 있는 도굴꾼들이 있다는 것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부처님을 훔쳐서 며칠이나 먹고 살겠다고 그런짓 들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인지...

 

괴산 대야산 중턱에 있는 작은 암자 석천암에 들러 도굴로 문화재들을 잃어버린 사연을 듣고보니, 너무도 아쉬운 마음 금할 길이 없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불자의 한사람으로 그런 사람들까지도 잘못을 뉘우쳐 인간은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는 깨달음의 가르침에 감화되는 날이 속히 오길 빌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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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성 기자

최우성 (건축사.문화재수리기술자. 한겨레건축사사무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