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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우리말로 시문을 써야 한다고 한 김만중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311]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서포(西浦) 김만중(金萬重)은 ‘국문가사예찬론’에서 “우리말을 버리고 다른 나라의 말을 통해 시문을 짓는다면 이는 앵무새가 사람의 말을 하는 것과 같다.”라고 하였습니다. 또 그는 한문을 ‘타국지언(他國之言, 다른 나라의 말에 불과함)’으로 보았으며, 정철(鄭澈)이 지은 <사미인곡> 등의 한글가사를, 굴원(屈原)의 서사시 <이소(離騷)>에 견주었지요. 더구나 김만중은 <사씨남정기>와 같은 국문소설을 상당수 창작했기에 정철, 허균(許筠)과 함께 우리말 문학가로서 분명한 자리매김을 할 수 있습니다.

 

김만중은 그를 소설문학의 선구자로 올려놓은 《구운몽(九雲夢)》을 비롯하여 《사씨남정기(謝氏南征記)》, 《서포만필(西浦漫筆)》, 《서포집(西浦集)》, 《고시선(古詩選)》 등을 썼지요. 이 가운데 《구운몽》은 이규경(李圭景)이 《오주연문장전산고》의 「소설변증설(小說辨證說)」에서 김만중이 귀양지에서 어머니 윤 씨 부인의 근심을 덜어주기 위해 하룻밤 사이에 이 작품을 지었다고 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중국에 사신으로 가게 된 김만중이 중국소설을 사 오라고 한 어머니의 부탁을 잊어버려 돌아오는 길에 부랴부랴 이 작품을 지었다는 말도 있지요.

 

 

또 다른 작품 《사씨남정기》는 숙종이 계비 인현왕후(仁顯王后)를 폐위시키고 희빈장씨를 왕비로 맞아들이는 데 반대하다가 마침내 남해도(南海島)로 유배, 귀양지에서도 흐려진 임금의 마음을 참회시키고자 이 작품을 썼다고 합니다. 그는 한국문학이 마땅히 한글로 쓰여야 한다고 주장, 한문소설을 배격하고 이 작품을 창작하였는데 이는 소설을 천시하던 당시에 참된 소설의 가치를 인식하고 이 소설을 씀으로써 이후 고대소설의 황금시대를 가져왔다는 평가를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