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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속의 보랏빛 달콤한 사랑, 팥꽃나무

[한국의 자원식물 이야기 23]

[우리문화신문=이영일 생태과학연구가]  팥꽃나무[학명: Daphne genkwa Siebold & Zucc.]는 팥꽃나무과 ‘낙엽이 지는 넓은 잎 키가 작은 나무’다. ‘팥꽃나무’란 이름은 꽃이 피어날 때의 빛깔이 팥알 색깔과 비슷하다 하여 팥 빛을 가진 꽃나무란 뜻으로 붙여진 것으로 보인다. 한방에서는 꽃봉오리를 완화(莞花) 또는 원화(芫花), 뿌리를 원화근(芫花根)이라 하며 약용한다.

 

전라도 일부 지방에서는 팥꽃나무 꽃이 필 때쯤 조기가 많이 잡힌다 하여 ‘조기꽃나무’라고도 한다. 또한, 이팥나무라고도 한다. 영명의 다프네(Daphne)는 희랍신화에 나오는 아폴론의 끈질긴 구애를 피하여 월계수가 되어버린 아름다운 여신 다프네에서 따온 것이다. 잎이 넓은 것을 넓은잎팥꽃나무(var. fortunei)라고 하며, 황해남도 용연군 서해안 장산곶에서 자란다. 꽃말은 꿈속의 달콤한 사랑, 불멸, 명예다.

 

전남북과 충남의 해안을 따라 넓은 지역에서 많이 자생하고 있었다고 하나 지금은 귀한 식물이 되었다. 임진왜란이 끝나고 조선의 여인들이 원치 않는 왜인의 씨를 잉태했기 때문에 팥꽃나무 꽃을 먹고,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일이 많았다. 그래서 나라에서는 지방관리를 통해 팥꽃나무를 모두 베어버리게 했다고 한다.

 

 

 

 

꽃이 아름다워 최근 정원수로 주목받고 있다. 곱고 아름다운 보기 드문 우리 강산의 우리 꽃이다. 작달막한 키에 무리 지어 꽃이 피는 모습은 정원이나 길가의 정원수로 제격이다. 특히 월동할 수 있으며 꽃이 빨리 피기 때문에 봄철 화단을 장식하기 좋은 나무며, 진달래, 개나리, 벚꽃나무, 백목련 등 봄에 꽃피는 나무는 대부분 노란색이거나 흰색, 분홍색인데, 보라색의 팥꽃나무를 심으면 한결 다채로운 색채를 즐길 수 있어 좋다. 그래서 서울역 고가도로를 개조하여 만든 보행 공원 서울로 7017 조경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우리나라 바닷가 근처에서 자란다. 높이 1m 안팎이고 가지는 검은 갈색이며 누운 털이 있다. 잎은 마주나지만 때로는 어긋나게 달리고 긴 타원형 또는 거꾸로 선 바소(곪은 데를 째는 데 쓰는 침)꼴로 뒷면에 털이 있으며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꽃은 3∼5월에 피고 지난해에 난 가지 끝에 3∼7개가 우산살처럼 펼쳐져 핀다. 꽃은 연한 자주색이고 지름 10∼12mm이다. 꽃받침은 통처럼 생기고 겉에 잔털이 있으며 끝이 4개로 갈라져서 꽃잎같이 된다. 꽃잎은 없고 수술은 4∼8개가 꽃받침통에 2줄로 달린다. 열매는 장과(漿果, 과육과 액즙이 많고 속에 씨가 있음)로서 둥글고 투명하며 연한 자줏빛을 띤 홍색으로 7월에 익는다.

 

 

 

 

한방에서는 주로 호흡기 질환과 통증을 다스리며, 심장 질환에 약재로 활용한다. 《동의보감》에는 “맵고 쓰며 독이 많다. 옹종(몸에 난 작은 종기), 악창(惡瘡, 고치기 힘든 부스럼), 풍습(風濕, 습기를 받아서 뼈마디가 저리고 아픈 병)을 낫게 하며 벌레나 생선 물고기의 독을 푼다.”라고 하여 주로 염증 치료제로 쓰였다. 독성이 강하므로 민간에서 함부로 쓰는 것은 절대로 삼가야 한다. 특히 임산부가 먹으면 유산을 하기 쉽다. 옛날에는 낙태약이 귀했기 때문에 원하지 않는 아기를 가졌을 때는 팥꽃나무 꽃을 낙태약으로 썼다고 한다.

 

[참고문헌: 《원색한국식물도감(이영노, 교학사)》, 《한국의 자원식물(김태정, 서울대학교출판부)》, 《우리나라의 나무 세계 1(박상진, 김영사)》, 《약용작물종자종합정보시스템》, 《DaumㆍNaver 지식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