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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신문과 함께 하는 시마을

솜털미소 날려 보내는 버들강아지

[‘우리문화신문’과 함께 하는 시마을 5]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버들강아지

 

                                               시인 이 상 현

 

          미처 여물지 못한 새벽별

          흐르는 물속에서 솟아올라

          들판의 가슴에 안길 때

 

          대나무순 무성한 산기슭

          첫새벽 찬 이슬 맞아

          볼 발개진 버들강아지

 

          개여울 물소리에 놀라 잠깬

          보송보송한 버들강아지

          컹컹 짖으며

          솜털 미소 날려 보낸다

 

 

 

 

어느새 봄이 성큼 다가왔다. 하지만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곧 봄이 봄이 아니란다. 왕소군(王昭君)의 슬픈 사연을 노래한 당(唐)나라 시인 동방규의 시 〈소군원(昭君怨)〉에서 유래했다는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남쪽으로 날아가던 기러기가 왕소군의 아름다운 비파소리를 듣고 왕소군의 미모를 보느라 날갯짓하는 것도 잊고 있다가 그만 땅에 떨어져 버렸다 하여 왕소군의 미모를 떨어질 ‘낙(落)’ 기러기 ‘안(雁)’ 자를 써서 ‘낙안(落雁)’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그러나 그렇게 뛰어난 미인 왕소군은 환하게 꽃이 핀 봄이 되어도 봄이 봄일 수가 없는 슬픈 사연을 지니고 살았다는데 그 사연까지야 굳이 되뇌고 싶지 않다.

 

그런가 하면 우리의 소리꾼들은 “이산 저산 꽃이 피니 분명코 봄이로구나 / 봄은 찾아 왔건마는 세상사 쓸쓸허드라 / 나도 어제 청춘일러니 오날 백발 한심 허구나 / 내 청춘도 날 버리고 속절없이 가버렸으니 / 왔다 갈줄 아는 봄을 반겨헌들 쓸데 있나.”라면서 단가 ‘사철가’를 소리한다. 봄이 왔어도 머리가 허연 사람으로서야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일러라.

 

그런 왕소군이나 머리가 허연 사람들이 아니더라도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하는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우리는 봄을 느낄 새가 없었다. 더구나 도심지에 터를 두고 사는 우리에게야 초봄 개울가에 털복숭이 버들강아지가 바람에 예쁜 몸짓을 해대도 그것을 알 리가 없다. 그러나 3월 초 경기도 양평군 단월면 국립산음자연휴양림 계곡에서 본 버들강아지는 고운 솜털로 냇가를 온통 은빛 별천지로 만들고야 말았다.

 

 

한 블로거는 버들강아지를 보며 보들보들한 솜털이 산사 스님의 온화한 미소를 닮았다고 했다. 하지만 굳이 스님의 온화한 미소까지 갈 것도 없다. 이상현 시인은 “개여울 물소리에 놀라 잠깬 / 보송보송한 버들강아지 / 솜털 미소 날려 보낸다.”라고 노래한다. 그런 시인의 마음이 우리의 가슴 속에도 들어와 똬리를 틀을 수 있을까? 이제 코로나19도 점차 힘을 잃어간다. 이제 우리도 버들강아지의 솜털 미소를 함께 날려 보자. <우리문화 평론가 김영조>

 

 

   이상현(시인)


  한국시인협회, 서울시인협회 회원으로 활동

  시집 《미소 짓는 씨ᄋᆞᆯ》,

  《밤하늘에 꽃이 핀다》

  누리편지 : shlee7777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