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수)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닫기

조선총독부 건물 철거결정은 어떻게 이루어졌나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조선총독부 건물 철거 사례를 통해 핵심행정부, 즉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문화체육부와 산하기관, 시민단체 등의 의사결정의 다면성을 살핀 책이다. 조선총독부 건물은 중앙청, 국립중앙박물관 등의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며 해방 이후 50여 년간 철거 여부를 놓고 공론의 대상이었지만, 문민정부를 표방한 김영삼 정부에 들어와 해체되었다.

 

이곳은 일제강점기에 조선총독부 청사로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졌고, 해방 직후 잠시 미군정 청사로 활용되었으며, 중앙청, 국립중앙박물관 등 그때그때 상황과 필요에 의해 다양하게 활용되면서 그 정체성을 달리 하였다. 또한 6·25전쟁과 서울 수복, 제헌국회 개원, 대한민국 정부 수립 등 한국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의 현장이기도 하였다.

 

그런데 조선총독부 건물 철거는 건물 자체의 다면적 정체성보다 더 복잡한 양상으로 진행되었다. 결국 건물은 해체되었지만, 당시의 의사결정 맥락은 매우 구체적이었기 때문에 조선총독부 철거 사례는 한 세대가 지난 지금도 정부 정책결정의 본질을 포착하고 국가 의사결정의 다차원적 세계를 경험하는 데 여전히 유효하다. 특히 동일한 정책결정임에도 접근방법에 따라 그 사례에 대한 이해의 폭과 깊이는 달라진다.

 

그러나 ‘상징정치의 차원’, ‘정책행위자들 간의 상호작용’, ‘정책행위자의 기억에 토대를 둔 해석적 접근’ 모두 공통적으로 정책의 본질을 정의하고, 핵심행정부 의사결정의 특징을 추론하는 데 적절한 근거를 제공한다. 조선총독부 건물 철거가 여느 정책사례가 그러하듯, 정책과정에 참여한 사람들의 시각과 경험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는 사건이다.

 

 

하나의 정책결정 사례를 두고 여러 차원에서 접근한다는 것은 정책이 가지는 다면성을 이해하는 것은 물론, 정부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인식의 폭을 확대함으로써 정책 이슈에 관한 균형적 판단을 가능하도록 한다. 이 책은 김영삼 정부의 개혁을 비롯해 민주화 이후에 이루어진 주요 정책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과 그 의사결정에 적용되는 원리를 발견함으로써 한국 핵심행정부의 의사결정이 지니는 보편성과 특수성에 대한 논의를 확장하고 있다.

 

조선총독부 건물 철거결정은 어떻게 이루어졌나》 김경은, 한승주, 장석준, 박윤희 지음 , 한국학중앙연구원 출판부(2020)

 

<국회도서관 자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