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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삶의 답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던 시절의 기록

신정현 사진전 <기약오차다항식>, 5월 26일부터 류가헌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수학자가 되길 원했다. 그래서 미국 중서부의 옥수수밭 한가운데서 인생의 몇 년을 허비했다.”

 

이번 전시 <기약오차다항식>은 여러 해 전에 작가가 직접 만들었던 한 권의 수제본 사진집에 그 출발점을 두고 있다. 신정현은 미 중서부의 옥수수밭 한 가운데에 있는 어느 대학원에서 수학을 공부하며 몇 년을 보냈다. 2007년에 학교를 그만두었고, 그의 표현대로라면 ‘인생의 몇 년을 옥수수밭에서 허비’한 뒤였다. 그 뒤로 한동안을 뉴욕 써니 사이드에 머무르며 작은 수동카메라와 흑백 필름으로 일련의 사진들을 촬영했다.

 

 

‘허비했다는 단어를 선택하면서 사진가는 암시적으로 자신의 과거를 누설하고 있다’고 한 박태희(사진가, 안목출판사 대표)의 비평처럼, 당시의 시간들을 ‘누설’한 사진과 글을 10년이 지난 2017년에 작가가 직접 한 권의 수제본 책으로 묶었다. 66장의 사진과 8편의 글이 78쪽에 실려 있는 사진집의 제목은 《irreducible quintics》. 이를 뒤치면(번역) 《기약오차다항식》이다.

 

수학에는 ‘근의 공식’이 있는데, 4차까지는 공식이 있어서 그 공식 안에 넣으면 답이 구해지지만 5차부터는 공식이 없어 명확한 답을 구하기 어렵다고 한다. 결국 ‘기약오차다항식’은 답을 찾기 어렵다는 의미가 될 것이다. 수학도였던 작가가 삶의 답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던 시절의 기록이라고 생각하면, 낯선 수학용어 제목에 담긴 뜻을 이해케 된다.

 

 

 

 

 

‘그의 사진을 보면, 이상하리만치 그날의 빛과 온도와 공기를 내가 체험한 마냥 피부로 기억하게 된다. (가운데 줄임) 나는 지금 다른 사진가의 작업을 통해 내 과거의 시간에 대한 사유의 부피를 늘리는 중이다. 그래서 동시대 예술가의 작업이 중요한 것이다.’

 

‘안목’이 작가가 직접 만든 한 권의 수제본 책을 가제본 삼아서 더 많은 이들과 나눌 수 있는 사진집 《irreducible quintics》을 펴낸 까닭이다. 동시대 예술가의 작업을 통해, 우리가 각자 과거의 시간에 대한 사유의 부피를 늘리는 일.

 

우리 앞에 놓인

 

문의 : 02-720-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