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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영친왕비가 찼던 <쌍학문 자수 두루주머니>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368]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고궁박물관에는 순종비(純宗妃) 윤황후(尹皇后)가 영친왕비(英親王妃)에게 내려주었다는 <영친왕비 쌍학문 자수 두루주머니>가 있습니다. 주머니 가운데에는 두 마리 학이 정면을 향하여 날아들어 긴 목을 서로 부드럽게 감고 있는 모습을 수놓았지요. 학 주변은 구름무늬로 채웠는데, 안은 금사로 메우고 무늬 가장자리를 역시 금사로 마무리했습니다. 주둥이는 주름을 잡고, 좌우로 구멍을 뚫어 남색 끈을 꿰고 거기에 매듭을 장식하여 양쪽으로 늘어뜨려 붉은색 금사로 가락지를 끼워 마무리하였지요.

 

 

주머니는 자질구레한 물건이나 돈 따위를 넣고 허리에 차거나 손에 들고 다니는 꾸미개로 옛날에는 남녀노소 누구나 지녔는데, 특히 대한제국 말기에 서양에서 들어온 조끼를 뺀 다른 한복에는 물건을 넣을 만한 호주머니가 없어 꼭 필요한 것이었습니다. 그 주머니 가운데 아래는 둥글고 위는 모진 것인데 입구에 잔주름을 잡아 오므리는 주머니를 두루주머니라 합니다. 두루주머니 가운데서도 특히 오방색 곧 노랑, 파랑, 하양, 빨강, 검정의 5가지 빛깔을 써서 아름답게 만든 것이 오방낭자(五方囊子) 곧 오방 두루주머니입니다.

 

여기서 오방색이란 음과 양의 기운이 생겨나 하늘과 땅이 되고 다시 음양의 두 기운이 목(木)ㆍ화(火)ㆍ토(土)ㆍ금(金)ㆍ수(水)의 오행을 생성하였다는 음양오행사상을 기초로 한 것이지요. 오방색은 나쁜 기운을 막고 무병장수를 비손해 돌이나 명절에 어린아이에게 색동저고리를 입히는 것, 잔치상 국수에 올리는 오색 고명, 궁궐ㆍ절 등의 단청, 고구려의 고분벽화나 조각보나 공예품 등에 오방색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생일 또는 특별한 날만이라도 색동한복을 입히고 오방 두루주머니를 차도록 하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