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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와유(臥遊)라는 화론을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그림들

아트센터 화이트블럭, 이재훈 개인전 《이상한 정원 ㆍ희한한 동네》

[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오는 8월 3일부터 31일까지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마을 ‘아트센터 화이트블럭’에서는 이재훈 개인전 <이상한 정원 ㆍ 희한한 동네>가 열린다.

 

이재훈은 전통 회화에 관한 관심을 바탕으로 재료를 확장하고 형식을 실험하면서 현대미술로서 동양화의 동시대성에 대해 질문을 던져왔다. 이번에는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한 동양화 방법론을 바탕으로 일상 속에서 인식한 것들을 시각화한 작업을 선보인다.

 

동양의 전통 산수화에는 와유(臥遊)라는 화론이 있다. 자연을 묘사한 산수화를 방에 걸어 두고 누워서 유람한다는 뜻을 가진 이 개념은 중국 남북조시대 화가 종병(宗炳, 375~443)의 『화산수서(畫山水序)』에 처음 등장했다. 단순한 산수화 감상을 넘어 형식적 전유로 그 본질을 이어받고 정신이 자유로워지는 경지를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재훈은 이를 현대식으로 재해석하여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 속 공간을 전유하는 방식으로 그림을 그린다. 그에게 ‘동네’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 현상 등을 인지할 수 있는 물리적 공간 그 자체를 의미한다면, ‘정원’은 동네에서 경험하고 인식한 것들을 시각화한 장소가 된다. ‘정원’을 감상하는 이들은 그 형태가 다소 추상적일지라도 마치 화가 종병이 와유하는 것처럼 작가가 그려낸 장소의 본질을 공감하고 주체적으로 인식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전시 제목에서 ‘동네’와 ‘정원’을 연결하는 ‘ㅁ’자 기호는 정원을 구성하는 공간(위요공간)과 동네의 구획된 공간의 모양을 대치하는 일종의 시구(詩句)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아저씨가 만든 무지개 〉, 〈산′ 넘어 산″…〉, 〈낙과 침입〉, 〈○별, 총총총, 탕탕탕〉 등의 작품명에도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시구 형태는 동양화의 전통적인 제발(題跋, 그림 위에 쓰인 그림과 관계된 글) 형식을 따른 것이다.

 

전통에 대한 고민과 관심은 제작 방식에서도 드러난다. 장지에 석회, 먹, 목탄가루를 올려 회벽과 같은 질감을 만드는 ‘건식 벽화기법(FRESCO Technique)’은 2008년에 직접 고안하여 현재까지 사용해온 그만의 특유한 기법이다. 장지의 앞면과 뒷면을 모두 활용하는 제작 과정은 뒷면에 색을 칠해 배어 나오게 하는 전통 채색법인 배채법을 적용한 것이며, 돌 표면의 질감 같은 거칠거칠한 화면의 환영은 감상자의 시각적 감상을 넘어 촉각적 감각을 느낄 수 있는 경로를 열어준다. 촉각적 감각을 극대화하기 위해 2018년부터는 부조의 형식(음각과 양각)을 재현하여 더욱 입체감을 높이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동양화의 추상성에 대한 담론에 초점을 맞춘 다수의 대형 신작들을 공개한다. 동양화 또는 한국화의 역사에서 이미 완성된 결과물들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비판하며, 전통 회화와 동시대 회화의 관계를 이어가는 작업을 통해 관람자는 현대미술의 새로운 방법론을 함께 모색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재훈 작가는 중앙대학교에서 한국화를 전공하고 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아! 금수강산(禽獸江山)》 (스페이스 캔, 2018) 외 8회의 개인전을 열고 부산시립미술관, 금호미술관 등 주요 미술관의 다양한 기획전에 초대되었다. 동아미술제 동아미술상(2004)과 제8회 송은미술대상전 장려상(2008)을 받고 국립현대미술관 젊은모색(2008) 작가로 뽑힌 바 있다. 난지창작스튜디오, 캔 파운데이션 명륜동 작업실, 금천예술공장 등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도 했으며, 현재는 화이트블럭 천안창작촌에 입주하여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본 전시는 경기문화재단 ‘경기예술창작지원사업 시각예술분야 개인전부문’에 뽑힌 사업으로 경기문화재단, 경기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트센터 화이트블럭의 후원으로 열린다.

 

관람시간은 평일 11시부터 저녁 6시까지, 주말과 공휴일 11시부터 저녁 6시 30분까지다. 입장료는 3,000원이며(카페 이용 시 관람 무료) 기타 전시에 관한 문의는 전화(070-7862-1147)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