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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으로 알아보는 건강상식

환절기 비염은 온도차를 적응하지 못한 모습

일찍 푹 자고 ‘수승화강’을 이루어라
[한방으로 알아보는 건강상식 53]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아득한 어린 시절에 우리나라가 삼천리 금수강산, 사계절이 뚜렷하고 하늘이 맑고 푸른 나라라서 살기 좋은 나라라고 배웠다. 하지만 요즘은 하늘이 미세먼지와 매연으로 늘 뿌옇다가 비온 뒤에나 맑고 푸르게 된다. 또한, 사계절 가운데서도 여름과 겨울이 길어서 추위나 더위로 힘든 날이 많다.

 

어린이들을 진료하면서 비염에 관해 공부하다 보니 우리나라 한반도가 비염과 호흡기 질환 환자에게는 지구상에서 가장 혹독한 환경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 고민하는 처지가 되었다.

 

우리나라는 온대 지방으로 대륙의 동쪽에 접하여 일교차와 연교차가 심할 수밖에 없는 위치에 있다. 북에는 대륙이 남에는 대양의 바다가 펼쳐져 여름과 겨울의 일교차가 극심할 수 있는 위치이다. 여기에 더하여 서쪽 중국의 사막에서 불어오는 황사로 인해 호흡기에 안 좋은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는데, 최근에는 미세먼지를 비롯한 온갖 오염원이 넘어오고 있다.

 

 

인간이 살기 좋은 곳은 사계절은 명확하되 너무 춥지도 덥지도 않을 곳인데, 북반구를 기준으로 미국의 캘리포니아 지역과 유럽의 포르투갈과 프랑스가 보인다.

 

이러한 것들을 생각하고 있는 의료인이 되다 보니 이전처럼 감상적으로 ‘천고마비의 가을이 다가오고 있다!’라고 마냥 가을을 찬미하기는 어렵게 되었다. 그저 다가오는 환절기에 환자들이 얼마나 고생할까를 염려하고 어떻게 대처하여 고생을 줄여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처지가 되었다.

 

비염과 호흡기 질환에서 가장 무서운 말은 ‘환절기’라는 단어다. 특히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8월 말, 9월 초의 가을 환절기는 비염환자들에게는 너무나 미운 시기이다. 겨울보다는 따뜻하고 선선한 날씨인데 가을 환절기가 감기와 비염환자들을 왜 그렇게 고생시키는지 연유를 알아보고 대책을 세우도록 하자.

 

생명의 유지는 체온의 유지

체온 유지를 위해 우리 몸은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우리 몸은 항상 36.5℃라는 일정한 체온을 유지해야 한다. ‘생명 유지=체온 유지’라고 해도 좋을 만큼 체온과 생명은 밀접한 관계에 있다. 외부 온도의 변화와 상관없이 체온을 유지해야 하므로 우리 몸의 첫 번째 역할은 체온을 유지하는 것이다. 우리 몸이 외부의 공기와 접하는 면적은 피부와 호흡하는 통로이다.

 

 

이 가운데 특히 호흡기 통로와 폐포의 면적은 피부의 20배에 달하는 넓은 면적인데, 여기에는 가스교환의 효율을 유지하기 위해 체온조절과 공기정화를 위한 효과적인 장치가 마련되어 있다. 곧 우리 몸의 호흡기계는 체온유지를 위한 가장 중요한 기관이면서 체온 유지를 위한 자체 필터를 갖고 있다. 차가운 공기를 흡입했을 때도 어떻게든 36.5℃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필터가 작동한다. 그 첫 번째 필터는 바로 코이고, 두 번째 필터는 편도와 인후, 세 번째 필터는 기관지다.

 

첫 번째 필터인 코는 가온가습 기능을 하는 데 주력한다. 코가 온도를 따뜻하게 하고 습도를 적절하게 유지해줄 수 있으면 우리 체온에 맞는 습도와 온도의 공기가 폐포에 전달된다. 그러나 코의 가온가습 능력이 떨어지면 우리 몸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코로 더 많은 체액과 혈액을 공급해 제 기능을 하도록 한다. 그러면서 콧물이 많아지고 코가 충혈되거나 붓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 상태가 지속하면 늘 콧물이 나고 코가 부어있는 상태 곧 비염이 되는 것이다.

 

환절기 비염은 온도차를 적응하지 못한 모습이다

비염 환자의 90%, 환절기 온도변화에 적응력 떨어져

 

인간은 외부 체온 변화에 적응하며 살아가게 되어있다. 추우면 추운 대로 더우면 더운 대로 온도에 적응하며 살아간다. 그러므로 열대 지역과 같이 더우면 더운 대로 적응하고 북극과 남극처럼 추우면 추운 대로 적응하며 살아간다. 그런데 너무 덥거나 춥지 않더라도 변화가 일어날 때, 얼마나 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는지가 건강의 척도인데 생명력이 왕성할수록 변화에 잘 적응한다. 이렇게 환절기는 체온 유지 능력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때이다. 특히 차가운 바람에 적응해야 하는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계절은 더욱 그렇다.

 

체온을 유지할 때 우리 몸의 가장 큰 특징은 열을 생산하는 능력은 있지만 스스로 온도를 낮추는 냉각장치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몸은 체온을 유지하는 중에 온도를 낮추는 작업은 외부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곧 에어컨 등 외부의 차가운 온도로 몸을 식혀서 조절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서늘한 환경에서는 쉽게 이루어지며 더운 환경에서는 주로 바람을 이용해서 체열을 냉각시킨다.

 

그러기 위해서 땀을 내는 발한 작용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체온을 조절한다. 그러다 보니 여름에 우리 몸은 기본적인 열 생산을 하는 동시에 체열을 방출하여 체온을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여름 내내 몸은 체열 방출에 익숙해져 있는데 가을 환절기에 접어들면 낮에는 방출하지만, 밤에는 찬바람으로부터 몸을 보호해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리게 된다.

 

곧 새벽녘에 기온이 낮아지면 우리 몸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방어태세로 돌입한다. 새벽에 체열을 생산해야 하는데 우리 몸은 여름 동안 체열을 방출하는 것에 익숙해 있었기 때문에 보존을 위한 작용이 미흡해져서 체온을 유지하기 힘들어하게 되고 혼란이 일어난다.

 

다시 말해 코의 점막이 낮의 리듬을 그대로 이어가면서 가온 가습을 하다보면 어느 시점(보통 새벽 3시 이후)부터는 충분하게 가온 가습을 못 하면서 인후와 기관지가 건조해진다. 또한, 가온이 되지 못한 채 차가운 공기가 호흡기에 들어오면서 호흡기 통로 전체가 부담을 받게 된다. 이러한 상황이 어느 시점까지 이르게 되면 코의 점막은 오히려 건조하고 차가워지면서 건조함을 메우기 위해 콧물이 많아지고, 차가움을 메우기 위해 혈액이 몰리면서 코가 붓는 비염 상태에 이르게 된다.

 

 

이 시점은 말복이 지나고 하루 이틀 후부터인 8월 말, 9월 초로 체온조절 능력이 적나라하게 노출되는 시기라고 보면 된다. 이렇게 체온 조절력이 떨어져서 모세혈관 기준으로 체온이 저하되면 피부와 호흡기 점막의 국소면역력은 현격히 떨어지기 시작한다. 그러므로 이러한 상태의 비염을 혈관 운동성 비염이라 칭하며 우리나라 대부분의 비염환자들이 이에 속한다.

 

한편으로 체온이 1℃만 내려가도 면역력은 30% 정도가 감퇴하면서 점막의 국소 면역이 급격하게 떨어져서, 별것 아닌 바이러스, 세균, 알레르기 물질에 그대로 침습 당해 몸에 비상사태가 진행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코점막의 면역력이 저하되어 외부의 여러 자극에 부담을 받고 쉽게 과민 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알레르기성 비염이라고 흔히 표현하고 있다. 알레르기성 비염의 본질은 체온 유지를 못 해서, 점막온도가 낮아지면 드러나는 조건부 알레르기 증상인 것이다.

 

성장기 어린이들에게 체온 조절력의 저하는 삶의 분기점

 

모든 나이대에 건강을 ‘왕성한 생명력’이라고 할 때 체온 조절력이 떨어졌다면 생명력이 약하다고 볼 수 있다. 실제 이러한 상황 때문에 호흡의 효율이 떨어지면서 산소공급에 부담을 받게 되고 대사기능이 저하되면서 비염 이외에도 여러 신체 기능에 부담이 다가온다.

 

 

첫 번째는 성장 부진이다. 충분히 산소공급이 안 되어 산소가 부족하고 더불어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 왕성한 생명력의 표출이 일어나지 않으면서 성장을 못 하게 된다.

두 번째는 공부가 어려운 것이다. 머리에 산소가 부족해서 공부 좀 하려 하면 졸리고, 어지럽고 머리가 아파서 고생하고, 코막힘이나 목에 가래가 껴서 큼큼거리거나 기침을 하게 되어 스스로가 위축되면서 집중력을 해치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게으름이 피어나는 문제이다. 우리 몸은 산소공급을 받아서 세포의 대사활동의 에너지로 활동을 한다. 그러나 호흡의 효율이 떨어지고 대사활동의 효율이 떨어져서 세포의 활동성이 느려지면서 몸이 무겁고 만사가 귀찮아지며 뒤로 미루는 게으름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체온 조절력의 방해 요소를 제거하고 정상적인 생명활동을 획득하자

 

우리 몸은 스스로 조절하고 균형을 이룰 수 있게 되어있다. 곧 기본적인 생명력이 있고 피부와 호흡기 점막에 정상적인 혈액 순환이 이루어지고 정상적인 대사기능이 이루어진다면 어지간한 환경변화로 체온 조절력이 영향을 받지 않게 된다. 그러나 체온 조절에 어려움을 느끼고 이에 따라 호흡기 질환이 발생하는 첫 번째 이유는 내 몸의 기능을 방해하는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통칭하면 내 몸에 때로 끼어 있는 노폐물과 기운의 순환을 방해하는 기체증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요소를 먼저 제거하고 온전한 순환의 주기를 만들고 적절한 생활관리가 이루어지면 환절기 변화는 오히려 왕성한 생명력을 자극하는 활력으로 돌아올 것이다.

 

첫째는 노폐물을 제거하고 기체증을 풀어낸다

일반적으로 우리 몸에 때가 많이 끼는 것은 장내 숙면과 혈관의 통로에 낀 지방, 간이라는 창고에 누적된 에너지원인 지방 정도이다. 아울러 기운의 정체가 가장 빈번한 곳이 소화기 장부이다. 그러므로 소화기에 이상이 있을 때 체기가 있다고 표현한다. 곧 기운의 정체가 있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건강의 지표 가운데 왕성한 생명력을 대표하는 신호가 식욕이며 기체증의 가장 대표적인 신호가 체기인 것이다.

 

그러므로 기체증이 발생하면 식욕 감퇴부터 일어난다. 그러므로 노폐물을 제거하고 기체증을 완화하기 위하여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 오래 씹는 식습관부터 출발하여 자신에게 맞는 적절한 양과 종류를 취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둘째 말단 순환을 도와주자

우리 몸의 말단을 몇 가지로 정의할 수 있다. 혈액 순환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심장을 기준으로 먼 곳이며, 기운 순환의 측면에서 보면 배꼽을 기준으로 먼 곳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아래로 발끝, 옆으로 손끝, 위로는 코끝이 말단이고 몸통으로 보면 피부가 말단이 된다.

 

그러므로 심장의 혈액 순환과 단전을 단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의학적으로 볼 때 기마자세를 기본으로 한 단전의 단련과 일반적인 유산소 운동을 추천할 수 있다. 달리기, 자전거, 인라인스케이팅, 줄넘기 등을 통한 유산소 운동이나. 자갈밭 걷기. 손뼉치기, 족욕 등 여러 가지 방법들을 통하여 말초순환이 활발해지도록 해야 한다.

 

말단 순환을 개선하고 건강을 증진하는 가장 자연스럽고 효율이 좋은 방법은, 맨발로 땅을 걷는 것이다. 시간이 흐르고 기술이 발전했지만, 인간의 유전자 구조는 변화하지 않아서 우리에게는 원시인의 유전자가 남아 있다고 한다. 과거에는 신발 없이 맨발로 걷고 생활했지만, 요즘에는 신발을 신고 활동하고 평평한 실내 활동을 하고 있다. 신발은 문명의 혜택이기도 하지만, 대지와의 소통을 막기도 한다.

 

이로 인하여 인간이 맨발바닥으로 대지를 접하여 만물의 기운을 흡수해서 장부와 조직의 구조를 튼튼히 할 기회를 놓친 것이다. 이것을 조금이라도 보완하기 위해 일정시간 흙과 돌을 걷는 시간을 가지면 발바닥의 활동성이 커지고, 이에 비례해서 장부의 구조도 튼튼해지게 된다. 이때, 발바닥 가운데에 오목하게 들어간 용천혈을 눌러주면, 우리 몸의 장부가 건강해진다. ‘발바닥을 많이 치면 건강하다.’라는 말을 많이들 하는데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나온 말이다.

 

셋째 일찍 자고 푹 자자

밤에 역사가 이루어진다는 말이 있듯이 우리 몸의 건강도 밤에 이루어진다. 곧 낮의 활동은 몸을 손상시키고 소모하는 것이라면, 밤의 수면은 이를 회복하고 재생하며 준비하는 시간이라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해가 떨어지고 2~3시간 뒤인 밤 9시 앞뒤에 자는 것이 가장 좋지만, 현대생활에서 이를 실행하기에는 어려움이 있고 될 수 있으면 11시에는 잠을 자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어린이들은 일찍 자고 푹 자야 낮의 부담들을 정리하고 준비하며 활발한 면역작용으로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발판을 얻고 왕성한 성장 호르몬의 분비로 쑥쑥 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넷째 생활관리 한약의 도움을 받아 수승화강을 이루어라

수승화강(水升火降), 두한족열(頭寒足熱)은 예로부터 한의학에서 내려오는 건강법 가운데 하나로 우리 선조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건강과 체온이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수승화강(水升火降)이란, 위로 뜨기 쉬운 화(火) 기운은 아래로 내려오고, 아래로 가라앉기 쉬운 수(水) 기운은 위로 올라가는 상태를 뜻하며, 수승화강의 균형이 깨어졌다 함은 인체가 정상적인 생리 상태를 벗어났다는 뜻이라 해석할 수 있으며, 건강의 적신호라고 생각해야 한다. 그러므로 원활한 수승화강을 이루는 것이 건강의 시작으로 한의학의 큰 줄기며 한방의 침, 한약 모두 궁극적으로 수승화강을 이루는 것을 목적으로 행한다고 할 수 있다.

 

처음은 수승화강을 방해하는 요인을 찾아 이를 제거한 후 밤과 낮의 규칙성, 활동과 휴식, 긴장과 이완의 리듬을 찾으며 적절한 식습관과 생활 관리를 이루는 것이다. 이후 직접적으로 수승화강을 이루는 처방을 통하여 기초체온 조절력을 회복하고 왕성한 생명활동을 하도록 지지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다섯째 건강을 지키는 도우미를 옆에 두자

일반적으로 한의원의 진료는 어떠한 질환이건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능력을 거들어 주는 도우미 역할이다. 따라서 한약으로 증상을 개선하고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뒤 잔소리 같은 식이요법, 수면 운동 등을 꾸준하게 거론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건강 상태에 대한 이해와 생활 관리를 충실히 하면서, 응급 상황이나 감기, 비염 등이 닥쳤을 때 한방 상비약으로 초기에 진압하는 등 최선의 방법을 취할 수 있도록 한의원을 도우미로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